세수 줄고 교부금 감소에도 지자체들 확장재정…어떻게 된 일?

전남 9개 시군 내년 예산안, 올해보다 증액 편성
"복지예산 국가 보조금사업 늘고 세출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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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서순규 박영래 김태성 전원 기자 = 세수가 줄고 정부의 교부금 감소도 예고된 상황에서 내년 확장재정을 편성한 지자체가 전남에서만 9개 시군에 이른다.

22개 시군 평균 13%에 불과한 낮은 재정자립도와 지방교부금 감소 등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지자체가 확장재정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은 뭘까.

공통된 답변은 국가 보조금 사업이 늘고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내년 예산을 증액했다는 설명이다.

23일 <뉴스1>이 전남 22개 시군의 2024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목포시, 순천시, 해남군, 무안군, 보성군, 강진군, 영암군, 구례군, 곡성군 등 9개 시군이 올해보다 증액해 편성했다.

전년대비 증액비율은 목포시 3.98%(378억원), 순천시 2.3%(324억원), 해남군 1.2%(104억원), 무안군 0.39%(23억원), 보성군 6.1%(379억원), 강진군 0.3%(18억원), 영암군 1.1%(76억원), 구례군 0.9%(33억원), 곡성군 1.8%(82억원)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이 올해보다 2.8% 증액에 그치는 긴축재정 상황에서 이들 지자체들이 확장재정에 나선 데는 우선 국도비 보조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10조7044억원 규모의 2024년도 본예산을 편성, 전남도의회에 제출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 10조3381억원보다 3663억원(3.5%)이 늘어난 규모다.

전남도는 복지예산이 2700억원 정도 늘었다. 정부가 건전재정을 위한 긴축재정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기초연금, 노인일자리사업 등 복지사업은 대폭 확대하면서 예산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늘어난 예산 만큼 일부 사업 예산이 삭감됐고, 이에 전남도는 세출 구조조정을 진행해 행사성 사업의 경비를 줄이고 후반기에 추진해야 할 사업을 추가경정예산에 포함시키기로 하는 등 일부 예산을 감액 편성했다.

목포시 관계자는 "지방세·세외수입 등 자체재원과 지방교부세 등이 감소한 반면 복지예산 국비 보조금이 145억원 늘어나는 등 보조금이 올해 본예산 대비 1008억원이 증액돼 예산 규모가 2023년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순천시, 구례군, 보성군의 경우는 노인 일자리 사업이나 하수도 관련 사업 등 일부 사업에서 국도비 보조금이 증가했고, 세외수입이 늘면서 예산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추경 재원을 당겨서 본예산에 편성한 곳도 있다. 무안군은 교부세 감소분이 500억원에 달하지만 주민에게 필요한 사업을 반영하기 위해 내년 7월에 올릴 추경 재원을 앞당겨 본예산에 편성했다.

재정안정화기금을 활용한 예산 편성도 있었다. 해남군은 지방교부세가 감소했지만 그동안 적립된 재정안정화기금 300억원을 활용했고, 국도비 보조금이 180억원 증가해 증액된 예산편성이 가능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지방재정자립도가 낮다는 것은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며 "많은 지자체에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국가 보조사업비가 일부 늘면서 내년도 예산안을 증액 편성했다"고 말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내년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추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