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인맥 사칭 계약 유도 주의"…광주교육청 각 학교에 공문 논란

시교육청 "일선 학교 계약시 유의하라는 차원에서 보내"
광주교사노조 "면피용 우려…공문 대신 비위 적발, 징계해야"

광주시교육청이 10일 특정인과의 인맥을 사칭해 부적절한 시설사업 계약을 유도하는 사례를 주의하라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배포했다.(광주교사노동조합 제공)2023.10.25./뉴스1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광주시교육청이 교육청 내 인맥을 강조하며 학교와 기관을 상대로 계약을 유도하는 사례가 있다며 일선 학교에 주의 공문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10일 일선 학교에 '시설 사업 진행 시 주의사항 알림' 공문을 발송했다. 제목 앞에는 '긴급, 중요'라고도 강조했다.

해당 공문은 청렴한 공직사회 조성을 위해 모든 사업은 투명하고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계약이 진행돼야 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특정인과 협조해 시설사업(공사계약, 자재납품) 하지 않도록 당부했다.

특히 "최근 교육청 내 특정인 인맥 관계를 사칭해 학교와 기관을 상대로 부적절한 시설사업 계약을 유도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학교와 기관은 공무원 행동강령의 철저한 준수와 계약법 위배 시설사업을 금지하고 사업 진행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시교육청은 시설사업 진행 과정에서 잡음이 들려오면서 이같은 공문을 통해 비위를 사전 단속하기 위해 발송했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맥을 사칭하며 계약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어 학교 차원에서 주의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발송했다"며 "실제 사례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당부 차원에서 보냈다"고 설명했다.

교원단체는 시교육청이 이같은 공문을 보낸 배경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광주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죽하면 이런 공문을 보내야 했을까. 해당 공문이 시교육청의 청렴 의지가 확인되기보다는 나중에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한 면피용인 느낌을 먼저 받았다"면서 "시설 기자재 납품 관련 업자들이 교육청 사업과 인사에 개입한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문을 내리는 대신 자체 감사를 통해 비위자를 적발, 중징계해야 한다"면서 "광주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청렴의지를 실제로 보여줘야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