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지지부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새 돌파구 찾나

광주시, 부지 용도변경 입장 한발짝 물러나
공장부지 매수인 컨소시엄 다시 확보 나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 News1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4년 동안 지지부진하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이전작업이 새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장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광주시가 한발짝 양보하면서 회사 측은 광주공장 부지 매수인 컨소시엄 확보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금호타이어 등에 따르면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8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함평 빛그린산단 이전과 관련해 금호타이어 측의 명확한 움직임이 있다면 관련 법적 절차를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시장은 "금호타이어가 이전부지 땅을 계약하고 공장을 짓기 시작하면 광주시도 현 광주공장 부지의 용도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가동중인 공장의 부지 용도를 바꾸는 건 현행법상 절대 불가능하다는 그동안의 강경 입장에서 광주시가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이에 발맞춰 금호타이어는 안정적이고 확실한 신공장 이전 사업추진을 위해 광주공장 부지 매수인 컨소시엄 확보에 다시 나선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최근의 부동산 경기, 금리,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이 있지만 금호타이어는 매수인 확보가 완료되는 즉시 광주시가 공장 부지 용도변경을 위해 금호타이어에 요구하는 사항의 요건과 절차에 관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와 금호타이어의 대화 테이블이 다시 마련되면 4년 동안 꽉 막혔던 이전작업은 상당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자리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하는 작업은 2019년 1월 시작됐다.

금호타이어는 시설노후화로 생산성이 낮은 광주공장을 함평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해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응 가능한 신공장 건설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장 이전을 위한 가장 필수적인 절차인 '공장부지 용도변경'을 놓고서 광주시가 반대하면서 이전작업은 사실상 중단상태였다.

금호타이어. ⓒ News1

회사 측은 광주공장 부지의 용도를 개발이익이 큰 상업용지로 바꿔 매각해야 최소 1조2000억원에 이르는 이전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광주시는 위법소지를 들어 '선 용도변경'을 반대해 왔다.

'국토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지구단위계획 지정 대상지역의 조건을 '유휴토지 또는 대규모 시설의 이전부지'로 명시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요구대로 광주시가 광주공장 부지의 용도를 상업용지로 바꾸기 위해서는 현재 공장을 비우거나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용도변경은 특혜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월 빛그린산단 조성사업 시행자인 LH에 공장부지 계약보증금까지 납부하며 이전을 준비했지만 광주시의 강경한 입장에 이전작업은 한발짝도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전작업이 수년째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현 광주공장 부지 개발을 추지해 왔던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해산하기도 했다.

광주시가 그동안 고수했던 '국토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그동안 공장이전에 의구심을 가졌던 건설사나 투자사들도 다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