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쾅' 천둥·번개에 재난문자 수십개…뜬눈으로 밤새운 광주
시간당 45.6㎜안팎의 폭우, 시민들 '불면의 밤'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퍼붓는 듯한 강한 빗소리와 천둥·번개, 재난문자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천둥·번개와 함께 시간당 45.6㎜안팎의 폭우가 쏟아진 28일 광주에는 밤새 각종 비 피해 예방 등을 당부하는 긴급재난문자까지 이어지며 '불면의 밤'이 지속됐다.
28일 광주시와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부터 이 시각까지 광주 전역에 발송된 긴급재난문자는 총 23건이다.
전날 밤 11시17분쯤 광주시는 '지금은 광주지역 집중호우로 인해 119 신고전화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긴급신고(화재,구조,구급) 접수를 위해 긴급하지 않은 신고는 문자 또는 119 신고앱으로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안내했다.
오전 2시쯤엔 '새벽부터 아침까지 집중호우가 예상됩니다. 배수로 정비, 논 물꼬 관리, 수문개폐 등을 위한 외출은 절대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가 이어졌다.
특히 전날 밤 전남 함평에서 60대 여성 1명이 실종됐다는 소식 등 뉴스도 이어지자, 밤새 시민들은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광산구 도산동에 사는 유모씨(34·여)는 "새벽까지 천둥과 번개가 쳐서 번쩍번쩍하고, 비가 계속 내리니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며 "잠을 잔 것도 안잔 것도 아닌 것 같은 상태다. 눈은 떴지만 몸이 천근만근"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새벽 2시가 넘어 겨우 잠들었는데 아침에 눈을 떴는데도 여전히 많은 비가 와서 놀랐다"며 "밤새 큰 피해가 없었으면 싶었는데 쌓여있는 안전안내문자를 보니 도로통제도 하고 난리였나보다. 전날 차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댔는데 피해가 없었는지 얼른 확인해야겠다"고 했다.
이날 도로 우회를 우려해 출근을 서둘렀다는 김모씨(40)는 "밤동안 재난문자 안내 때문에 잠들 뻔하다가도 깨기 일쑤였는데 아침부터 사이렌을 울리고 가는 소방차를 4대나 봤다"고 말했다.
이어 "가는 방향을 보니 침수된 곳들을 복구하러 가는 것 같은데 얼른 비가 그쳐서 작업이 빨리 마무리되고, 추가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에는 지난 25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최대 누적 358.0㎜(북구 운암동 기상청 기준)의 비가 내렸다.
이밖에 누적 강수량은 △동구(조선대) 330.4㎜ △서구(풍암동) 326.0㎜ △광산구(용곡동) 259.0㎜ 등이다.
기상청은 전날 오후 8시30분쯤 광주시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으며 이 특보는 같은 날 오후 9시10분 경보로 확대됐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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