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아니면 글자 깨지고…제기능 못하는 교통정보 전광판
2009년부터 광주 35대 설치…대당 4000만원
"부품단종·유지보수 예산 부족…철거도 고려"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교통 상황 등을 제공하기 위해 1대당 4000만원을 들여 설치한 주요지점 도로 전광판이 제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되고 있다.
관리 주체인 광주광역시는 시설 노후화와 예산 부족으로 관리가 어렵다며 일부 철거도 검토하고 있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2009년 교통 수단과 도로 시설 등에 첨단 IT 기술을 접목해 교통정보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을 도입했다.
지능형 교통 시스템에는 교차로 CCTV와 교통 정보 전광판(VMS), 교통 정보 수집장치, 차량번호 인식기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공사로 인한 통제와 사고 발생 등에 따른 우회도로 안내 등 실시간 교통 흐름을 제공해 운전자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교통 정보 전광판 다수가 고장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광주 도심 도로에는 교통량이 많은 계수교차로와 백운교차로, 신용교차로 등 35곳에 교통 정보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설치 비용은 대당 4000만원 상당으로 약 14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동구 소태역과 북구 국제고의 전광판 2개소는 전원이 꺼져 작동을 멈춘 상태다. 광주시는 이 전광판에 '공사중'이라는 팻말만 부착해두고 장기간 방치하고 있다.
북구 동림동 우석교의 전광판 또한 일시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지 않다.
이 외 상당수 전광판은 글씨가 깨진 채 표출되고 있거나 교통 정보가 아닌 '음주운전 경고' 공익광고만이 송출되면서 설치 목적 중 하나인 '교통 정보 제공'을 무색케 했다.
관리 주체인 광주시는 '노후화에 따른 부품 단종'과 '예산 부족'으로 인해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설치한 지 15년 가까이 되면서 고장 등이 잦고, 전광판 제작·구매 업체가 부도를 맞는 등 필요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 고장난 것을 인지하면서도 못 고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작동을 멈춘 소태역과 국제고의 전광판은 수리 부품을 구하지 못해 전원을 꺼두면서 철거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통 정보 수집 장치와 전광판이 노후되면서 교통 정보 시스템 구현이 어려워 일부 구간에서는 공익광고만 송출하고 있다는 게 광주시의 해명이다.
유지·보수 예산도 전광판에만 할당된 게 아닌 모든 지능형 교통 시스템 전반을 포함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부품 수급 등으로 전광판 작동이 원활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수리가 가능한 부분을 우선적으로 해결해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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