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섬 바다 갯벌…신안군 자연환경 보전활동 속도

신안군 직원들이 흑산면 구굴도 바위틈사이를 누비며 생태조사연구를 하고 있다. (신안군 제공)/뉴스1
신안군 직원들이 흑산면 구굴도 바위틈사이를 누비며 생태조사연구를 하고 있다. (신안군 제공)/뉴스1

(신안=뉴스1) 김태성 기자 = 전남 신안군이 철새, 섬, 바다, 갯벌 등 자연환경 보전에 속도를 낸다.

2일 신안군에 따르면 1025개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은 전국 지자체 중 자연환경 보전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지자체로 꼽힌다.

1100㎢에 달하는 광활한 신안갯벌을 20년간의 준비를 통해 2021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켜 세계적으로 우수한 자연환경으로 인정받았다.

신안군 전역을 유네스코 신안다도해 생물권보전지역(3238㎢)으로 지정했고 다도해해상국립공원(522㎢), 갯벌도립공원(162㎢), 습지보호지역(1100㎢), 해양보호구역(70㎢) 등 다양한 생태계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자연환경 보전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신안 비금면 칠발도 (신안군 제공)/뉴스1

지리적으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상의 최서남단에 위치한 신안군은 넓은 해상에 작은 섬들이 산재해 있어 봄, 가을에 이동하는 철새들이 쉬어가는 중간기착지이자 세계적인 주요 바닷새 번식지이다.

바닷새 집단번식지로서 학술적인 가치가 뛰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섬은 비금면 칠발도와 흑산면 구굴도가 대표적이다.

두 섬은 4종의 바닷새(뿔쇠오리, 바다쇠오리, 바다제비, 슴새)가 10만쌍 이상 번식하는 국제적인 바닷새 집단번식지이다.

신안에 번식하는 바닷새 중 뿔쇠오리는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취약종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종으로, 지구상 생존 개체수가 5000쌍이 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종으로 한국과 일본에서만 번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멸종위기야생생물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다.

신안 비금면 칠발도에서 서식중인 뿔쇠오리 (신안군 제공) /뉴스1

뿔쇠오리는 생태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신비의 새로 불린다. 번식지가 대부분 육지와 가장 먼 무인도(특히 절벽의 바위틈을 선호한다)로 해상날씨가 좋지 않은 3~5월에 번식하며, 포란기 30~40일을 제외한 대부분을 먼 바다에서만 생활해 관찰이 어렵기 때문이다.

바다제비는 6월에 도래해 10월까지 섬의 밀사초와 같은 식물 뿌리 주변의 부드러운 흙을 파서 만든 굴이나 바위 틈에서 번식하는 종이다.

전세계 개체군의 80% 이상이 신안 구굴도(최대 10만쌍)와 칠발도(1만쌍) 두 섬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종 보전을 위한 서식지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생태적인 가치 또한 매우 높다.

군은 2012년도부터 번식지 교란이 일어난 칠발도를 대상으로 바다제비 번식지 복원 협의체를 구성, 위해 식생인 쇠무릎을 제거하고 번식에 필요한 밀사초를 이식하는 장기생태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철새와 서식지 보전을 위해 조류 전문가를 채용해 다른 지자체보다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목포에서 직선거리로 145km, 선박으로 4시간 소요되며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 부속섬인 구굴도에서 번식하기 때문에 연구가 어려운 뿔쇠오리는 군에서 직접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다.

2019년에 신안군에 임용돼 세계유산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창욱 주무관은 국내 유일한 뿔쇠오리 전문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신안군 구굴도에서 야간조사중인 신안군 세계유산과 직원 (신안군 제공)/뉴스1

흑산도 출신인 박 주무관은 2008년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에서 근무했을 때부터 신안 칠발도·구굴도 바닷새, 가거도 흑산도 철새 조사 등 조사·연구 경험이 많다.

또한 고경남 세계유산과장은 철새, 식물 등 신안의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지난 20년간 알려지지 않은 신안 곳곳을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신안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적 인프라와 그동안의 축적된 모니터링 성과는 다른 지자체에서 넘볼 수 없는 신안군의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5월 중순까지 뿔쇠오리 개체군 추정을 위한 조사를 위해 주말도 반납한 채 구굴도 현장을 다니며 조사를 진행했다.

한편 신안군은 지난 2022년부터 바다제비 먹이분석, 번식 개체군 변화, 월동지 추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위해 호주팀과 공동연구를 진행중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신안 일대의 섬들은 전국에서 가장 많고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오고, 탐조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철새들의 낙원이다"며 "이는 당연히 얻어진 결과가 아닌 철새와 섬, 바다, 갯벌 등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그동안 직원들과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노력한 결실이다"고 밝혔다.

hancut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