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광주 노래방·모텔 저녁 화재에…퇴근길 시민들 공포 휩싸여
- 최성국 기자, 정다움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정다움 기자 = "화재경보기가 잠깐 울리더니 꺼지길래 별 일 아닌 줄 알았죠. 검은 연기가 치솟아 무작정 건물을 빠져나왔습니다."
29일 오후 6시49분쯤 광주 남구 월산동에 위치한 한 모텔 5층 방에서 쉬고 있던 40대 투숙객 A씨와 B씨는 건물 화재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A씨는 "화재경보기가 잠깐 울리다 꺼지길래 오작동인 줄 알았다"며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창문 안으로 검은 연기가 들어와 도망쳤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지만 잠시 돌다 멈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지하에는 노래방, 지상 1층부터 6층까지는 모텔이 운영되는 복합 건물로 다수의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기를 들이마시면서도 대피했지만 건물 곳곳에는 10명의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
최초 신고자인 모텔업주로부터 '건물에 사람이 더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소방당국은 지하 1층 1명, 2층 1명, 5층 2명, 6층 3명, 옥상 3명 등 16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화재진화와 구조작업을 동시에 펼쳤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에 큰 불길을 잡았고 건물 내부에서는 소방대원들의 부축을 받은 투숙객들이 무사히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자력으로 빠져나온 구조자들은 머리부터 발 끝까지 검은 재를 묻히고 연신 마른 기침을 뱉어냈다.
모텔 지하 노래방 화재를 목격한 인근 주민들도 건물 4~6층과 옥상 등을 끊임없이 메우는 검은 연기를 지켜보며 연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화재 발생 지점이 주거 지역과 인접한 탓에 주민 100여명은 소방당국의 지시 아래 통제선 너머로 대피했다.
소방당국이 도착하기 전 화재를 목격했다는 인근 음식점 업주 C씨는 "모텔 4층 난간에서 남성이 살려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며 "그러다가 5분 뒤 창문을 닫고 내부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에서 불이 났는지 숙박업소 고층까지는 불길이 올라오지 않았다"며 "창문과 옥상에서 거무튀튀한 연기만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옥상에 남은 2명의 투숙색을 구조한 소방당국은 잔불을 정리하며 혹시 모를 건물 내 추가 인원 여부를 수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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