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못받겠다던 광주군공항, 함평유치 움직임에 무안군 '얼떨떨'
함평주민들 "소음피해 같은데 보상 제외될 바엔…"
영광군도 유치전 가세…무안군, 군공항 반대 '확고'
- 박진규 기자
(무안·함평=뉴스1) 박진규 기자 = 전남 함평군이 광주 군공항 유치에 관심을 보이면서 그간 군공항 이전에 결사반대해 온 무안군이 속내 파악에 분주해졌다.
현재 광주시가 군공항의 전남 이전을 추진하고 있고 무안군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는 상황이라 향후 상황전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무안군과 함평군 등에 따르면 광주시와 국방부는 지난 8일 함평군 대동면사무소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한 함평지역 제2차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함평 설명회는 지난해 11월25일 함평엑스포공원 주제영상관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 이어 두 번째다.
'광주 군공항 함평군 유치위원회' 출범식을 겸한 이날 설명회에서 광주시는 군공항 이전에 따른 지원·보상 대책을 안내하고 국방부는 향후 이전방식과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특히 함평군민유치위의 군공항 이전 찬성에 군민 600여명이 서명해 열기를 더했다.
함평군은 군공항 유치과정에서 주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단체 중심으로 설명회를 열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일에는 TK신공항 이전 대상지로 확정된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을 방문, 군공항 유치 배경을 비롯해 추진과정 중 발생한 상황 등을 파악했다.
함평지역내 후보지로는 당초 손불면 간척지 일대가 거론됐으나 무안공항과 비행안전거리가 겹쳐 제외됐고 대신 월야면과 나산면, 해보면의 산악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함평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고 함평군 또한 어느 정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유치를 찬성하는 주민들은 인접한 무안으로 광주 군공항이 이전하면 소음 피해는 같이 입으면서도 인센티브는 한 푼도 받지 못할 처지에 차라리 함평으로 군공항을 유치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함평군 입장에서도 인구소멸지역 탈출 대안으로 군공항 유치를 고민한다.
지난 1월 기준 함평군 인구는 3만767명에 불과하며 매년 2~3%의 인구 감소세를 감안하면 조만간 3만명대 붕괴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광주 군공항이 이전한다면 상주 군인과 가족 등 당장 2800여명이 전입하게 된다. 또한 이들로 인한 지역상권 활성화 효과까지 거둔다면 함평군이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는 '당근'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 함평군은 빠르면 오는 8월쯤 유치의향서 제출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함평군이 움직이자 영광군도 나섰다. 함평과 인접한 염산면 청년들을 중심으로 소음피해만 본다는 우려가 나와 차라리 유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성명이 발표됐다. 이달 초 영광 예술의전당에서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설명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 같은 자극에 그동안 숨죽여 있던 무안군의 군공항 이전 찬성측도 조심스레 움직였다.
'군공항 이전 무안군 유치협의회'라는 단체는 최근 군공항 이전 무안군 유치 찬성 서명란을 만들어 무안읍 주요 상가에 배포했다.
이들은 "함평군과 영광군은 군민들 여론조사와 공청회를 통해 유치에 나서고 군민들에게 돌아갈 각종 혜택과 인센티브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인접 군으로 군공항이 이전하게 되면 무안군은 피해만 볼 것이 뻔하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무안군 입장은 단호하다. 군민 대다수는 광주 군공항 이전을 적극 반대한다고 밝혔다.
최영인 무안군 군공항대응팀장은 "군공항 이전 무안군 유치협의회는 일부 부동산 관계자들의 일탈로 보여진다"며 "무안군 주민들의 찬반 의견이 나뉘는 것은 광주시가 가장 원하는 것"이라고 광주시의 개입을 의심했다.
그러면서 "과거 전북 부안군의 방폐장 유치에서처럼 주민들의 의견 대립으로 갈등과 상처만 남길까 걱정이다"며 "무안군의 군공항 이전 반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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