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모여든 '생수 67만병'…'심각 가뭄' 완도에 '생명수'

기업·봉사단체 동참…자매결연 도시들 앞장
행안부 '릴레이 기부'도 스타트…첫 주자 서울시 '아리수'

심각한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시행되고 있는 완도군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들어온 생수를 직원들이 나르는 모습.(완도군 제공) 2023.01.21/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67만2570병.'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전남 완도에 지난해 말부터 19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0.5~2ℓ의 생수 물병을 합친 숫자다.

이 생수들은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는 완도 도서지역 주민들에게 '생명수'가 되고 있다.

21일 전남도와 완도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속된 남부지방의 가뭄은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상황이다. 2022년 누적강수량은 844㎜를 기록, 평년 대비 61%에 머물렀다.

특히 완도 넙도, 금일(척치), 금일(용항), 소안, 노화보길 등 5개 섬 지역은 수원지 저수율이 낮아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한급수를 시행 중이다.

이같은 상황을 전해 들은 전국의 봉사단체들과 기업들은 지난해 말부터 완도에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다.

삼성은 1억원의 기부기사를 밝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2ℓ 크기의 생수 9만1836병을 완도에 전달했다. 이 생수들은 지난 5일 금일, 노화, 고금, 약산, 소안, 보길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전해졌다.

삼성과 사랑의열매, 대한적십자사가 지난해 12월부터 완도군에 단비 같은 생수를 지원하고 있다.(전남 완도군 제공) 2023.01.21/뉴스1

사랑의열매도 0.5ℓ의 생수 6만1440병을 금일·소안, GS리테일은 2ℓ의 생수 9792병을 고금·약산에, 아이쿱자연드림은 1ℓ 생수 8만1000병을 금일에 전달했다.

재해구호협회는 2ℓ 생수 11만2793명을 같은날 노화에, 세이브더칠드런은 2ℓ 생수 6만9120병을 소안에 전했다.

농협중앙회는 2ℓ 생수 각각 20만병을 고금, 약산 등에 14일 전달했고, 충무공해상풍력은 2ℓ 생수 1만5000병을 넙도 등에 전달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완도군과 깊은 유대관계를 쌓아온 천안시와 김제시, 양평군 등 기초자치단체들은 제한급수지역을 외면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완도군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김제시는 지역 내 기관단체 등의 자발적인 뜻을 모아 완도군에 2ℓ 생수 1만3824병을 보내왔다.

김제와 완도는 김제 지평선 축제 방문, 쌀 8톤 직거래 판매 등으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2007년 5월 자매결연을 맺은 천안시는 2ℓ 생수 5760병을 생일도 등에 보냈다. 완도군은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2020년 어려움을 겪던 천안시에 완도산 해조류로 만든 쌀국수 등을 기부했었다.

완도군 금일읍 척치제가 가뭄 장기화로 저수율이 떨어져 있다.(전남도 제공) 2023.1.8/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행정안전부는 지난 16일부터 '먹는 물 기부 이어가기' 행사를 실시해 완도 주민들의 물부족 해소에 손을 보태고 있다.

지자체·공공기관은 기업이 생산·판매하는 생수 또는 자체 생산하는 병수를 대상 지역에 직접 전달하면 되고, 유관기관, 단체, 기업 등과 연계해 합동 기부도 가능하다.

가장 먼저 릴레이 기부에 참여한 서울시는 완도군에 2ℓ '병물 아리수' 1만병을 지난 19일 긴급 지원했다.

완도군 관계자는 "심각한 가뭄에 제한급수 등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은 각 단체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전국에서 조달된 이 생수들은 주민들에게 생명수나 다름 없다. 완도군도 가뭄이 해소되기까지 지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