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가뭄에 완도는 아우성, 신안은 느긋…같은 섬지역인데 왜?
신안, 수원지 수위 모니터링 통해 가뭄예측 사전대비
관정·농업용수 활용·누수 탐사 등 단계별 대응전략
- 박진규 기자
(신안=뉴스1) 박진규 기자 = "어? 상수원 수량이 심상치 않은데…."
지난 2021년 11월 신안군 상하수도사업소는 신안지역 본섬인 압해도 인근의 매화도 수원지 수위가 눈에 띄게 줄어들자 곧바로 비상대책 회의를 소집했다.
매년 겨울 가뭄을 겪고 있는 섬 지역 특성상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충분한 생활용수 확보가 최우선 과제이기에 이 시기에는 매일 수원지 수위를 모니터링하며 긴장을 하고 있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예년과 달리 눈에 띄게 줄어든 강우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요 수원지 저수율·강우량 체크하며 체계적 대책 수립
신안지역 평년 강우량은 1250㎜대. 하지만 2010년 11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강우량은 982㎜에 그쳤다.
이때부터 비상상황임을 인식한 상하수도사업소는 2022년을 앞두고 보다 체계적인 가뭄대응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이같은 신안군의 예측은 주효했으며 실제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신안지역 강우량은 742㎜로, 평년대비 435㎜가 줄었다.
군은 단계별 대응계획에 따라 지난해 초부터 물 절약 홍보와 함께 신규 관정 개발, 기존 지하수 보수, 송수관로 설치를 통한 농업용수 활용, 수원지 준설, 지하수 누수 탐사 등을 꾸준히 실행했다.
◇수원지 현장에서 이장단 회의 개최로 가뭄 현실 공유
특히 농업용수를 끌어 써야 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동의가 우선해야 하기에 공무원들이 직접 설득에 나섰다.
이장단 회의를 수원지 현장에서 개최해 직접 저수율을 보여주며 농사와 먹는 물 중 무엇을 우선 순위에 둘지를 선택하게 했다.
주민 동의를 얻은 후 군은 전체 160여개 농업용 저수지 가운데 바닥층의 오염이 적고 수량이 비교적 넉넉한 10개 저수지의 물을 상수원으로 보내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암태도의 경우 수원지 저수율이 23%까지 떨어져 식수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자, 인근 저수지 2곳에서 하루 600톤의 농업용수를 끌어와 수곡 수원지를 채웠다.
당초 2.8개월치에 머물렀던 급수일은 11개월 이상으로 늘었다.
자은도는 지하수를 끌어오기 위해 4개의 관정을 가동해 현재 저수율을 31%까지 올렸다. 하루 1000톤씩 용수 공급을 하고 있고 비가 내리지 않아도 약 21개월 정도는 용수공급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완도군이 현재 넙도와 소안도, 금일도 등지서 1~2일 급수, 4~6일 단수를 하며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벽돌 구매해 주민에게 전달하며 말 보다는 행동으로 물 절약 호소
박우량 신안군수도 주민들과 대면하는 지역 행사장에서 인사말을 할 때마다 상당 시간을 물 절약 강조에 할애하며 주민들의 자발적 동참을 호소했다.
군에서 벽돌을 직접 구입해 각 가정 변기 물탱크에 비치하도록 전달했고 배수지의 수압을 낮춰 물 사용을 줄였다.
꾸준한 누수탐사와 노후관로를 교체해 버려지는 물을 줄이고 유수율을 올린 것도 효과적이었다.
곳곳에 대형 관정을 파고 바닷가 근처에 이동식 담수화 시설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물 공급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지호 신안군 상하수도사업소장은 "겨울철은 하루라도 물 공급이 끊기면 보일러가 멈춰 주민들이 추위에 떨어야 하는 만큼, 주말에도 당직을 서 가며 매일 수원지 수위를 체크하고 있다"면서 "척박한 섬 지역 생활을 이겨내기 위한 철저한 사전 대비로 주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어 "5월 모내기철까지 가뭄이 지속될 것에 대비해 주요 섬 지역 8곳에 해수 담수화 시설 설치를 위해 전남도에 예산지원을 건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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