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서 싸움 말리다 친형 숨지게 한 50대 동생 '집유'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주점에서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은 친형을 만류하다 숨지게 한 50대 동생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박현수)는 16일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53)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12일 오후 9시즘 광주 남구 한 주점 앞 도로에서 친형인 B씨(57)를 밀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주점 내에서 다른 손님들과 시비가 붙은 형을 외부로 데리고 나와 말렸고, 형이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만류하는 과정에서 강하게 밀었다.

B씨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이 재판의 쟁점은 폭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 관계 여부, 고의성이 있었는지였다.

재판부는 A씨가 함께 술을 마신 동생이 만취상태였던 것을 인지, 상체를 밀 경우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었던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만취한 피해자는 균형감각이 저하된 상태였고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중대한 손상을 입을 줄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생명을 잃는 중한 결과가 나와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 "다만 A씨는 자신의 형이 싸우는 것을 말리려다가 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등 악의적이지 않은 경위를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하루 아침에 한명의 아들을 잃고, 또다른 아들은 피고인이 된 이들의 어머니일 것"이라며 "피해자 유족인 어머니가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