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상온핵융합에 의한 에너지혁명시대 대비한 기술검증 제안한다"

박선원 국제상온핵융합 학술대회 조직위원장

박선영 국제상온핵융합 학술대회 조직위원장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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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나 석탄처럼 고갈될 염려가 없고 원자력 발전처럼 효율이 높으면서도 방사능 우려 등 환경 피해가 없는, 거기다가 생산 비용까지 저렴한 에너지가 있다면 어떨까.

차세대 꿈의 에너지를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제17차 국제상온핵융합 학술대회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대전에서 오는 10일 개최된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상온 핵융합은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상 현상에 호기심을 가진, 혹은 이러한 현상의 상용화가 가져올 엄청난 가능성 때문에 사명감을 느낀 과학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연구하고 있는 분야이다.

핵융합은 태양과 같은 항성에서 일어나는 반응으로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에서 발생한다. 이 상태에서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

초고온 상태에서 발생하는 이런 고온핵융합과는 달리 상온핵융합(저에너지핵반응)은 실내 온도에서 핵융합이 일어나는 것이다.

상온핵융합 분야는 별로 높지 않은 온도에서 중수(D2O)로부터 전기분해에 의해 분리된 중수소(D2)를 팔라듐(Pd)에 흡수시키는 실험을 하던 중 화학반응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과잉에너지 생성을 관측한 미국 유타(Utah) 대학 화학과 스탠리 폰즈(Stanley Pons) 교수와 영국 사우스 햄프턴(South Hampton) 대학의 마틴 플래시만(Martin Fleishmann)교수에 의해 연구되기 시작했다.

1989년 3월에 최초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고 전 세계의 언론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미국 에너지성(DOE)의 상온핵융합에 대한 검증 위원회에서 부정적 결론을 내린 후, 이 분야는 한국 및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정부 연구비지원 대상에서 소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3년간 여러 나라의 많은 학자들에 의하여 이 분야의 연구를 지속해 왔고, 상온핵융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잉여에너지 발생과 원소변환, 핵입자의 측정 등에 관한 실험 결과들이 많이 발표됐다.

상온핵융합의 또 다른 연구분야는 니켈(Ni)과 수소(H2)를 이용하는 분야로, 이태리의 시에너(Siena)대학의 피아텔리(Piantelli)교수 연구팀이 니켈(Ni)금속봉에 수소(H2)를 가압하여 흡수시키고 가열하는 실험에서 과잉에너지가 발생되는 것을 발견해, 1994년에 최초로 논문을 발표하고 여러 편의 특허를 출원했다.

2011년 이태리의 안드레 로시(Andrea Rossi)가 촉매가 포함된 Ni 분말에 H2를 가압하여 흡수시키면 입력에너지의 6배 정도의 에너지가 발생하는 장치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열발생장치 (Energy Catalyzer라 명명하고 줄여서 E-Cat이라 함)를 대량 생산하여 금년 말이나 내년 초부터 1500 달라 정도의 가격에 가정용히터로 판매할 것이라 발표했다.

또 그리스의 데프칼리온 그린 테크놀로지(Defkalion Green Technologies)란 회사도 E-Cat과 유사한 장치를 2012년 말이나 2013년 초부터 시판할 계획임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GEC사는 LENR에 의한 고속중성자발생기술을 이용하여 폐연료봉이나 천연우라늄을 원자로의 연료로 쓰는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2012년 1월 23-31일 MIT에서 있었던 피터 하겔스타인(Peter Hagelstein)교수의 콜드 풀전(Cold Fusion) 단기강좌에서 JET에너지사의 미첼 스와츠( Mitchell Swartz)박사가 ZrO2-PdD 나노구조 퀀텀 전자장치로부터 잉여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을 시연했다.

미국의 브리로인 에너지(Brillouin Energy)사의 로버트 가츠(Robert Godes)는 2012년 니켈 금속격자 내에서 수소가 제어된 전자포획반응 (Controlled Electron Capture Reaction)에 의해 헬륨으로 변환되면서 열을 발생시키는 원리를 이용한 열발생장치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회사들은 이 기술의 엔지니어링과 상용화 단계를 거쳐서, kW급에서 MW급까지의 열발생 장치들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회사들이 주장하는 기술들은 제3자에 의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아직 100% 신뢰할 수 없다.

또 이 기술들이 상업적 에너지원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은 물론 제어성과 신뢰성, 재충전과 정비, 안전성 문제를 해결하고 제품에 대한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만일 이 회사들의 계획들 중 어느 하나라도 실현된다면 우리 인류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고, 2012년은 새로운 에너지산업이 시작되는 역사적인 해가 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정부의 연구비지원이 1989-1990년 2년간 있었고 그 후 중단되었다.

컴퓨터의 진화를 한번 생각해 보자.

처음에는 단순한 계산기로만 쓰이다가 이제는 작은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되어 수많은 제품 속에 들어가 지능을 부여해 우리의 생활을 대단히 편리하게 바꿔 놓았다.

상온핵융합이 가능하다면 이 것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필요한 청정에너지원으로의 역할 뿐 아니라, 우리가 현재 상상하지도 못하는 많은 변화를 가져와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인류는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통신혁명을 거쳐 상온핵융합에 의한 에너지혁명 시대로 돌입하는 것 아닐까.

이러한 획기적 기술이 출현할 때에 올바로 대응하지 못하는 회사나 국가는 쇠퇴하고, 올바로 대응하여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회사나 나라는 발전과 번영을 누릴 것이다.

이번 제17차 국제 상온핵융합 학술대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므로 우리나라의 물리, 화학, 재료, 원자력, 화공, 에너지 분야의 여러 학자들, 산업계 전문가들과 언론인들이 많이 참석해 지난 23년간의 이 분야의 기술적 발전에 대해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의 발표를 직접 듣고, 현황을 파악하고, 기술을 검증해 국가차원의 연구개발전략을 수립하는 기회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smyo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