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생체 반응의 숨겨진 코드 규명

강희민 고려대 교수…줄기세포 행동 원격 제어 등 가능성 제시

가역적 자성 조절을 이용한 그래프 이론 기반 리간드 네트워크 모델의 모식도.(고려대 제공)/뉴스1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생체 반응의 숨겨진 코드를 풀어내 주목된다.

23일 한국연구재단(NRF)에 따르면 강희민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수학적 알고리즘이 적용된 외부 자기장을 활용해 리간드 연결성을 원격 조절하는 실시간 줄기세포 원격 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줄기세포'는 분화되지 않은 세포로서 주변 환경에 따라 특정 조직 세포로 분화가 가능해 세포 치료, 조직 재생, 인공 장기 형성 등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핵심 세포로 주목받고 있다.

또 세포외기질(ECM)은 세포 행동을 조절하는 복잡한 네트워크 구조로서 조직 재생과 세포 기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ECM 네트워크의 연결성은 조직과 기관의 기능 유지뿐만 아니라 병리학적 상태의 조직 복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ECM 네트워크의 동적 재구성과 연결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조절하는 것은 조직 재생과 질병 치료에서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론 실제 ECM 네트워크의 동적 특성을 모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강희민 교수

강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세포 부착성 리간드가 결합한 금 나노입자를 사용해 리간드 네트워크 모델을 제작하고, 다양한 이방성(물질이 방향에 따라 다른 물리적 성질을 갖는 특성)을 가진 자성 나노막대로 리간드 네트워크의 연결성을 조절하는 원격 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자기장을 통해 자성 나노막대의 배치를 정렬 또는 상승 상태로 변환해 리간드 연결성을 가역적으로 조절하고, 이를 통해 줄기세포의 부착과 기계적 신호전달, 분화를 제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그래프 이론 기반 수학적 모델링을 적용한 시스템으로 리간드 연결성을 정량화하고 조직 재생을 위한 줄기세포 거동의 조절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줄기세포의 행동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혁신적 시스템을 통해 맞춤형 재생 치료와 조직 재생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자성 나노막대의 생체 내 안전성과 실시간 제어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세포의 정밀 제어 및 의료 기술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ECM의 동적 연결성을 모사한 줄기세포 제어 시스템은 향후 복잡한 3차원(3D) 생체 환경에서의 장기적 안정성과 효과를 검증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 연구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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