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하야"…대전도심서 사흘째 정권 퇴진 집회
주최 측 추산 3000여명…규모 계속 커져
어린 자녀 손잡고 집회 참가하는 모습도
- 허진실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대전에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대전 서구 은하수네거리에는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 주최로 시민대회가 열려 주최 측 추산 3000여명(경찰 추산 1200여명)이 모여들었다.
비상계엄 선포·해제 직후부터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대전 도심 집회는 언뜻 보기에도 첫날(주최 측 1500여명·경찰 1000여명)보다 규모가 커진 모습이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내란 주범 윤석열을 구속하라’, ‘반헌법 계엄 내린 윤석열을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집회 발언자로 나선 한 시민은 “국회에 난입한 특전사를 보면서 전방 부대에서 군 생활 중인 아들 생각에 가슴이 섬뜩했다”며 “젊음을 바쳐 군대에 간 우리의 아들들이 왜 국민의 적이 되고 내란 가담자가 되어야 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정권 탄핵 후 8년 만에 다시 거리로 나선 시민들은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몸소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정 모 씨(29·서구)는 “대통령이 직접 정치인 체포 명령을 내렸다는 언론보도에 소름이 돋았다”며 “그나마 국회에 시민들이 모여들어 막을 수 있었다는 생각에 집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 모 씨(31·동구)는 “서울의 봄에서도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냐”며 “이 정권은 반역 인정은커녕 사과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 반헌법 계엄 선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분노했다.
특히 이날은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집회장을 찾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초등학교 3학년, 5학년 아들들과 집회를 찾은 이 모 씨(42)는 “큰아이가 계엄령이 뭐냐고 먼저 물어오는데 어른으로서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위는 결코 국민들이 용납할 수 없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함께 거리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아들 이 모 군(12)은 “학교에서 계엄령에 대해 배우는데 대통령이 참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오는 역사적 실수를 왜 또다시 반복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8시께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정권 퇴진 구호를 연호하며 방죽네거리-타임월드-큰마을네거리를 행진했다.
민주노총이 주축이 된 윤석열 정권퇴진운동본부는 주말에도 도심 집회를 개최, 정권 퇴진 시까지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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