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술냄새 풍기며 들어와 공장 기계 세운 노조 간부 벌금형
안전부서 직원 항의에 노조원과 공동폭행
정당한 작업중지권 주장했지만 법원 "비상식적 행동"
- 허진실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주말 새벽 공장을 찾아 조합원들에게 설비 가동을 중단하게 하고 이에 항의하는 안전 부서 직원을 폭행한 한국타이어노조 지회장과 간부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20일 대전지법 형사10단독(재판장 김태현)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 등의 혐의를 받는 민주노총 소속 한국타이어지회 전 지회장 A 씨(47)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부지회장 B 씨 등 7명에게는 150만~70만 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A 씨는 2022년 6월 19일 오전 6시께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을 찾아 “설비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타이어 성형 기계 등의 전원을 차단하고 조합원들에게 작업 중단을 지시했다.
이에 안전소방팀장인 피해자 C 씨(40)가 항의하면서 노조원들과 쌍방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A 씨를 포함한 노조원들은 C 씨의 정강이를 발로 차고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공동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다른 노조원들은 C 씨에게 “어떻게 지회장을 때릴 수 있냐”며 욕설하고 어깨 부위를 잡아 눌렀으며 폭행 사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다른 직원을 바닥에 넘어뜨리기도 했다.
이 일로 피해자 C 씨는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정당하게 작업중지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공장에서 2020년 근로자 사망사고가 있기는 했지만 이후 외부 전문가의 안전성 검증을 받고 1년 2개월여 동안 특별한 문제 없이 설비가 작동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피고인은 성형 기계에 대한 안전성 점검 계획 없이 시험 가동을 눈으로 한 번 본 후 다른 방안을 강구하지 않은 채 작업을 중지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사무직 근로자들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 새벽 시간대 술 냄새를 풍기며 지시를 내리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고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합법적인 노조 활동에 대해 부정적 편견을 갖게 만드는 행태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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