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웅의 기적…'330g 초극소 미숙아' 숱한 고비 넘기고 퇴원

임신 23주 만에 출산…현재 체중 3.64㎏ 건강 되찾아

지난 25일 충남대병원에서 초극소 저체중 미숙아로 태어난 하늘이의 퇴원을 축하하며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과 하늘이의 부모(가운데)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충남대병원 제공)/뉴스1

(대전=뉴스1) 허진실 기자 = 임신 23주 만에 몸무게 330g으로 세상 밖으로 나온 초미숙아가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28일 충남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5월 하늘이(가명)를 임신 중이던 A 씨가 임신 합병증 의심 증상으로 산부인과 외래를 찾았다.

A 씨는 입원 후에도 상태가 악화돼 임신 24주 만인 5월 13일 하늘이를 출산했다.

출산 당시 하늘이의 몸무게는 330g에 불과했다. 보통 37주 미만, 2.5㎏ 미만일 경우 ‘이른둥이’로 분류된다.

하늘이는 그 중에서도 출생체중이 1㎏ 미만인 초극소 저체중 이른둥이에 해당했다.

하늘이는 세상에 나온 직후부터가 고비였다. 출생 직후 산모 옆에서 기관삽관 등의 소생술을 받았고 인공호흡기로 간신히 호흡을 유지했다.

또 5월 말 패혈증 고비를 이겨냈고 6월과 8월에는 열려있던 동맥관을 닫는 수술(심장혈관흉부외과)과 미숙아 망막‘병증(안과)을 치료하는 주사 시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숱한 위기가 따라왔으나 9월부터는 ‘가족 중심 돌봄’을 시작해 부모님과 하늘이는 매일 1시간씩 신생아중환자실에서도 함께 시간을 보냈다.

현재 하늘이는 출생 당시 체중의 10배인 3.64㎏으로 건강을 되찾아 지난 25일 퇴원했다.

다양한 진료과의 긴밀한 협진으로 미숙아들에게 발생하기 쉬운 ‘뇌실 내 출혈’이나 뇌실 주위 백질연화증도 겪지 않았다.

주치의인 강미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크고 작은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스스로 잘 이겨내는 ‘작은 영웅’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며 “자기 아이를 돌보듯 중증 상태의 아기들을 건강하게 살려내고 있는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무엇보다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은 하늘이 부모님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zzonehjs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