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오경보 방지 AI센서 장착 화재감지 기술 개발
- 김태진 기자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지난 8월 부천 한 호텔 화재로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오경보를 방지하는 지능형 화재감시 기술을 개발해 주목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빛의 파장에 따라 달라지는 입자 산란도를 측정해 화재에 의한 연기와 비화재성 에어로졸 입자를 구분하는 비화재보 방지용 인공지능(AI) 센서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존의 광전식 화재 감지기는 감지기 내부에 적외선 광원과 빛을 감지하는 포토다이오드를 어긋나게 배치하는 방식으로, 감지기 내부에 연기와 같은 입자가 유입되면 광원과 부딪히며 생성되는 산란광을 포토다이오드가 포착하고, 산란광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화재를 경보한다.
하지만 이 감지기 내부에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습기, 조리로 인한 연기, 담배 연기 등 에어로졸 상태의 입자가 모두 유입될 수 있고 광전식 감지기는 산란광만 감지되면 경보를 울리기 때문에 비화재보가 자주 발생한다.
이에 연구팀은 에어로졸 입자에 여러 가지 파장의 빛을 투사하고, 각각의 산란도를 측정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이를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 특정 에어로졸 입자에 대해 화재로 인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 최종 화재 경보 발생 여부를 결정하는 비화재보 방지용 AI 센서를 개발했다.
ETRI는 비화재보 방지용 AI 센서를 공기흡입형 감지기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공기흡입형 감지기는 광전식 감지기와 유사한 원리로, 팬을 이용해 공기를 흡입해 신속하게 연기를 감지한다. 이로 인해 광전식 감지기에 비해 감지 속도가 빠르지만 먼지와 습기 등으로 인한 오작동 가능성이 있었다.
ETRI는 기업들과 협력해 기술 상용화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복 ETRI 국방안전지능화연구실장은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비화재로 인한 오경보 출동이 크게 줄어 연간 200억 원에 달하는 소방 출동 관련 비용 및 소방력 낭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22일 오후 7시 39분쯤 부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 810호 객실 에어컨 전선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내국인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호텔 매니저 30대 여성 C 씨는 1층 화재경보기 작동을 임의로 멈춘 뒤 객실에서 일어난 화재를 직접 목격한 뒤 다시 작동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투숙객들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 약 '2분24초'가 지연되면서 사상자가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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