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이공계 학생 의대로 떠나 국가 미래 대동맥 끊길 판"

최근 3년 의대 진학 위해 KAIST 학생 189명 자퇴
황정아 "미래 보이지 않는 절망스러운 현실 때문"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을)이 17일 과방위 국감에서 출연기관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김태진 기자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유성을)은 17일 "과학기술계 학생들이 의대로 떠나고 연구자들은 고통받으며 국가 미래의 대동맥이 완전히 끊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이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과학 분야 노벨상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과학기술계가 처한 현실이 어떻냐"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에게 "지난 3년간 의대 진학이라는 사유로 국가과학기술의 산실인 카이스트를 떠난 학생들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고 질의하고 "최근 3년간 의대 진학 사유로 자퇴한 학생이 189명이나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올해는 의대 증원과 맞물려서 학생 유출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냐"며 "이공계 인재들이 그동안 투자해 온 시간과 꿈을 포기하면서까지 돌아서는 근본적인 원인은 이공계에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절망스러운 현실 때문이 아니겠냐"고 따져물었다.

황 의원은 "KAIST, UNIST, DIGST 등 4대 과기원과, 포스텍 등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의 대표자 연석회의의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임금 삭감에 피해를 입었다는 학생들의 75.3%에 달하고, 연구가 축소됐다는 응답도 6%에 이른다"며 연구 재료비 부족으로 실험 진행이 불가해 가정 소득까지 불안정해지고 연구 활동이 위축된다. 연구 중단 사례가 정말 끊임 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청년 연구자의 생계 유지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황 의원은 "개인회생 제도의 최저 생계비가 134만 원이다. 파산해서 회생하는 사람들도 다 130만 원이 있어야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가 있다는 뜻인데, 지금 한국형 스타이밴드 제도는 박사급 110만 원, 석사급 80만 원 정도를 지원한다"며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어떻게 청년 연구자들이 안심하고 연구에 집중하라고 말을 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이어 "현장에서 만난 이공계 청년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사실상 주거 문제 취업 문제였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하신 과학기술 인재 성장 발전 전략에는 이런 종합적인 대책 전혀 안 보인다"며 "교육, 연구, 취업, 주거 등의 청년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범부처 TF라도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memory44444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