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박이물범 한 쌍 가로림만에 방류…작년 동해서 구조

수컷 봄이‧암컷 양양이…적응 못 하면 재포획 방침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직원들이 16일 가로림만에서 점박이물범 ‘봄이’와 ‘양양’이를 방류하고 있다.(충남도 제공) /뉴스1

(서산·태안=뉴스1) 이찬선 기자 =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점박이물범 암수 한 쌍이 서산·태안 가로림만에 16일 방류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방류한 점박이물범 수컷 ‘봄이’는 지난해 3월 31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 해안가 구조물 위에서 심한 탈수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시 새끼였던 봄이는 경포 아쿠아리움으로 옮겨져 건강을 회복해 현재는 139㎝ 크기에 몸무게는 46.2㎏에 달하고 있다.

암컷 ‘양양’이는 지난 3월 22일 강원 양양군 물치항 인근 해안가에서 기력 저하로 표류하던 것을 구조했다. 역시 새끼였던 양양이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80㎝에 34.6㎏으로 성장했다.

봄이와 양양이는 지난 4월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 고래생태체험관으로 연이어 옮겨졌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봄이와 양양이는 활어 사냥 등 자연 적응 훈련을 받으며 합사됐으며, 두 개체 모두 자연 방류 적합 판정을 받아 최적 서식지로 평가받은 가로림만 품으로 들어가게 됐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봄이와 양양이 몸에 위성 추적 장치를 부착, 모니터링을 지속해서 실시할 계획이다.

16일 가로림만에 방류된 점박이물범 ‘봄이’와 ‘양양’이가 헤엄치고 있다. (충남도 제공)/뉴스1

봄이와 양양이가 질병·부상을 얻거나 자연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영양 상태가 나빠져 생존이 어려운 경우 등에는 해양생물보호위원회 승인을 받아 다시 포획할 방침이다.

회유성 동물인 점박이물범의 국내 서식 해역은 가로림만과 백령도로, 3∼11월 국내에 머물다 겨울철 중국 랴오둥만에서 번식한 뒤 돌아온다.

가로림만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점박이물범을 육지에서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가로림만 점박이물범은 2021년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조사에서 최대 12개체까지 확인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점박이물범은 가로림만 해양 생태계의 다양성과 건강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동물”이라며 “봄이와 양양이가 가로림만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유관 기관·단체들과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chans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