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안고 입주했는데" 도어락에 가로막힌 행복
아산 신혼희망타운, 도어락 작동 불량에 주민 불편
집 안에 영유아 갇히기도…LH "하자 보수·교체할 것"
- 이시우 기자
(아산=뉴스1) 이시우 기자 = 올 초 충남 아산의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A 씨는 최근 끔찍한 경험을 했다. 지난 22일 밤 3살, 5살 아이를 재운 뒤 분리수거를 위해 남편과 함께 집 밖으로 나왔다. 분리수거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려는 A 씨 부부는 도어락이 작동하지 않아 2시간 넘게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아이들이 깨어 찾을까 걱정이 됐던 부부는 여러 방법을 시도했지만 도어락은 꿈쩍하지 않았다. 결국 한밤 중 도어락을 뜯어낸 뒤에야 아이들을 안을 수 있었다.
A 씨는 "아이들만 집 안에 있어 빨리 문을 열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여러 세대에서 같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언제 또 잠길지 불안해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혼부부 등의 행복한 출발을 위해 공급된 아파트 현관 도어락이 작동 불량으로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충남 아산 배방읍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LH가 신혼부부와 한부모 가족 등의 주거 안정을 위해 신혼희망타운 행복주택으로 공급했다. 코오롱글로벌㈜이 시공을 맡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510세대 중 420세대가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올 초부터 각 세대 현관문에 부착된 도어락이 먹통이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도어락 제조사에 문의한 결과 겨울 습도와 결로로 인한 문제라는 답변을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을 호소하는 세대가 늘어났다.
터치식 키패드로 작동하는 해당 도어락은 비밀번호를 눌러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이지만 키패드가 전혀 표시되지 않는 증상이 나타났다. 일부 세대에서는 마스터키를 사용해도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다.
입주자이자 이장인 오태환 씨는 "입주민 중 약 60세대에서 한번 이상 도어락 작동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영유아를 키우는 신혼부부 가정이 많아 외출 후 문이 잠기는 상황이 발생할까 입주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LH와 시공사의 미온적인 태도에 불만을 터뜨렸다.
오씨는 "처음 LH하자보수센터에서는 도어락 문제는 접수를 받아주지 않았다. 시공사도 도어락 업체에 문의하라고만 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도어락을 뜯고 들어가거나 자비로 교체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측은 "현재까지 발생한 하자에 대한 보수와 교체는 모두 완료된 상태"라며 "새로 발생한 하자는 새제품으로 교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8월 2~3일 전수조사를 진행해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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