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산불 민둥산’에 27홀 골프장 추진 찬·반 논란

리조트 포함 2028년 완공 목표…군 “관광인프라 확대 계기”
환경단체선 “수자원 고갈‧농약 살포로 서해 오염” 반대

식목일을 하루 앞둔 2023년 4월 4일 충남 홍성군 서부면 상황리 일대 산이 검게 그을려 있다. 사흘동안 지속된 홍성 산불은 1454ha 규모의 피해를 입히고 이날 오후 4시 완진됐다. 2023.4.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충남=뉴스1) 이찬선 기자 = 충남 홍성군이 지난해 대형 산불 피해를 본 서부면 일대에 민간사업자가 투자하는 27홀 골프장을 조성하기로 하자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홍성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서부면 남당리, 어사리, 양곡리, 신리 일원에 176만1983㎡ (53만3000평) 부지에 27홀 규모의 대중골프장이 추진된다.

앞서 군은 지난달 3일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시작으로 도시계획 변경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골프장 안에는 리조트, 빌리지 등의 숙박시설과 클럽하우스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들어선다.

특히 골프장 사업시행자가 필요 부지의 대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2028년 골프장 조성이 완료될 전망이다.

군도 협조적이다. 민간사업자의 골프장 건설 제안서가 정식 수용되면 골프장 입지를 위한 도시계획 변경과 체육시설 사업계획 승인, 환경영향평가 등의 행정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다.

서해바다와 인접한 충남 홍성군 서부면 일대에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27홀의 골프장 구상 이미지.(홍성군 제공) /뉴스1

군은 골프장이 건설되면 작년 화재의 아픔을 치유하고 서부 해안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 건설 소식에 예산 홍성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골프장 건설 계획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26일 성명서를 내고 골프장이 건설되면 하루 1500톤의 물 사용으로 주변 농가들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제초제·살충제가 다량 살포로 골프장 인근 지하수와 하천을 통해 서해 앞 바다를 오염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4월 2일 발생한 홍성산불은 임야 축구장 2036개 넓이인 1454㏊를 태우고 사흘 만에 진화됐다. 군은 화재 산림 복원을 위해 지난 4월엔 편백 4500그루를 심었다. 2027년까지 1122㏊의 산림을 인공조림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홍성군 관계자는 “산불 지역이다 보니 군비를 투입해 조림 사업을 하든지, 아니면 나무 식재를 해야 한다”면서“2000억원 이상의 민간 자본이 투자되는 만큼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chans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