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의대, 이르면 다음주부터 '무더기 유급' 우려

예과 2학년 98명 오는 13일 '수업 마지노선'
건양대·을지대 개강 불투명…전공의 복귀 핵심

충남대학교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과 의과대학 학생들이 지난 5일 의대 운영대학 현장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충남대병원 의과대학을 방문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허진실 기자 = 의대생들의 수업거부·동맹휴학 등 집단행동으로 수업을 미뤘던 전국 의대들이 속속 수업을 재개하고 있는 가운데 충남대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무더기 유급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충남대에 따르면 오는 13일과 22일은 의대 예과 2학년과 본과생의 전체 수업 일수가 1/4이 되는 날이다.

충남대는 전체 수업 일수의 1/4 이상 결석한 학생에게 F학점을 주고, 의대생들은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가 된다.

단체 행동 중인 학생들이 다시 수업에 참여할 경우 유급을 피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이번 주까지라는 뜻이다.

앞서 충남대 의대생들은 지난 2월 19일 의대 증원에 반대해 수업 거부에 돌입했고, 이에 따라 대학은 학생 보호 차원에서 2차례에 걸쳐 5주간 학사일정을 순연한 바 있다.

하지만 집단행동이 한 달 넘게 이어지자 학교 측은 학사일정을 추가 조정할 경우 법령 상 한 학기 최소 수업 일수를 채울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달 25일 수업을 재개했다.

현재 충남대에서는 각 학년마다 최소 1명에서 최대 12명이 수업을 듣고 있으며, 유급 위험이 코 앞까지 다가온 2학년의 경우 휴학을 신청한 98명이 유급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5학기 이상의 유급은 제적에 해당해 향후 졸업과 의사면허 취득에서 불이익이 있는 만큼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 측에 휴학을 신청해둔 상태다.

현재까지 충남대 의대 재학생 전체 573명 중 532명(94%)이 유효 휴학계를 제출했다.

학생들의 휴학계가 처리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교육부는 동맹 휴학의 경우 휴학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전국 의대에 엄정한 학사관리를 당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휴학 신청과 관련해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단지 교육부 방침에 따라 휴학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부분도 살펴볼 문제”라며 “이 문제를 놓고 의대 학장과 교무처 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학과 학생들이 수업 거부 등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5일 대전에 위치한 한 의과대학 의학과 전용강의실이 비어 있다. /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반면 건양대와 을지대는 오는 15일 개강일을 앞두고 수업 재개 여부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건양대는 학사 일정을 3주간 2차례씩 총 6주를 연기해 개강일을 미룬 상태이며, 지난달 4일 개강해 한 차례 학사일정을 조정한 을지대는 오는 22일로 다시 한번 수업 시작일을 연기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관건은 전공의의 복귀인데, 전공의의 경우 생각이 워낙 확고하고 1년 정도 쉬는 데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라며 “다만 의대생들은 증원이 된다면 확대된 인원과 졸업·개원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zzonehjs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