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신의 한 수'…AI까지 동원한 사기바둑단 징역형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내기바둑에서 특수장비를 이용해 돈을 편취한 사기바둑 일당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단독 송선양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55)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사기미수, 사기방조, 사기미수 방조 혐의로 기소된 50대 B 씨와 60대 C 씨 등 공범 3명은 각각 징역 8개월~1년 6개월, 집행유예 2~3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2022년 7월부터 약 1개월간 대전 중구의 한 기원에서 피해자들을 속여 총 3명에게 9차례에 걸쳐 2620만원을 따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기바둑에서 돈을 잃은 A 씨는 사기바둑에서 착수 지점을 알려주는 이른바 '멘트 기사'로 불리는 C 씨를 소개해 주겠다는 B 씨의 말을 듣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소형카메라와 소형이어폰을 차고 바둑을 뒀는데 실시간으로 수를 알려준 C 씨는 인공지능(AI) 바둑판의 힘을 빌리기도 했다.

생중계가 가능하도록 한 사기도박 장비는 다른 공범이 의뢰받아 제작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의 범행은 단춧구멍에 설치한 카메라가 들통나면서 덜미를 잡혔다.

송 판사는 "범행 수법이 매우 좋지 않고 A 씨의 경우 횡령죄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누범기간 중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범행했다"며 "피해자들에게 피해금을 변제하고 합의한 점, 피고인들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송 판사는 A 씨가 말기 암 환자인 아내를 보살피는 점 등을 참작해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