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년 된 대전 '유성호텔' 31일 문 닫는다
1915년 개장…1960~70년 대 신혼여행 명소로 명성 떨쳐
이용객 감소‧코로나 직격탄…부지에 호텔‧주상복합 조성
- 백운석 기자
(대전=뉴스1) 백운석 기자 = 1960~70년대 낭만의 신혼여행 명소로 명성을 떨쳤던 대전 유성호텔(3성급)이 개장 109년 만에 문을 닫는다.
26일 유성호텔과 유성구에 따르면 유성구 봉명동 일원 3396㎡ 부지에 1915년 문을 연 유성호텔이 오는 31일 영업을 종료한다. 유성의 호텔로는 2017년 리베라호텔, 2018년 아드리아호텔에 이어 3번째 폐업이다.
유성호텔은 190개의 객실과 온천탕, 연회장, 수영장을 갖추고 있는 대전의 대표 향토 호텔로 시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즐겨 찾던 곳이다.
특히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때에는 대전 선수촌으로 지정돼 국제 행사를 치렀으며, 1994년 유성 봉명동이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한 때 ‘유성온천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그런 유성호텔이 폐업에 이르기까지는 시설의 노후와 2010년 이후 온천 이용객 감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불황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성호텔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2021년 2년간 37억 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유성호텔 소유주인 (주)유성관광개발은 2022년 10월 31일 호텔 토지 및 건물 소유권을 신한자산신탁(주)에 넘겼다.
폐업과 함께 유성호텔 부지에는 24층짜리 호텔 1동과 49층 내‧외의 주상복합아파트 2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유성호텔 한 관계자는 “오는 31일 오후 1시에 호텔 영업이 종료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유성구 관계자는 “유성호텔 부지는 유성시장 재정비 촉진지구로 신축 건물 연면적의 20%를 관광호텔로 조성해야 한다”면서 “2028년 준공 계획으로 지난 22일 관광호텔업 사업계획 승인이 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사업주가 대전시와 주택 건설 사업계획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수씨(65)는 “온천탕을 자주 이용했던 유성호텔이 문을 닫는다니 아쉬울 따름”이라며 “유성호텔은 역사와 전통의 대전 대표 호텔로 한 때 전국에서 신혼여행지로 명성을 떨쳤었다”고 회고했다.
bws966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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