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있는 짝수해 대형산불' 징크스…산림당국 우려·긴장

총선 직전 청명·한식 주말, 초비상 체제 돌입
산림연접지 영농부산물 파쇄·대형급 위주 진화헬기 '대비'

산림청 산불 진화대원들이 2020년 강원 고성군 토성면 인근 야산 산불 진화하는 모습. (산림청 제공)/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4월 10일 총선 직전인 청명(4월 4일), 한식·식목일(4월 5일)을 앞두고 산림당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2일 산림청 실시간산불정보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생한 산불 건수는 87건이다. 2023년 같은 기간 335건에 비해 74% 줄었다.

올해 들어 20일 현재까지 전국에 내린 비는 143.7㎜다. 1991~2020년 평년치의 140.6% 수준의 강우량을 보이며 산불이 감소했다. 또 산림연접지 영농부산물 파쇄·수거 등 산림당국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이같은 산불 감소에도 불구, 산림당국은 총선 직전인 30일 안팎부터 각종 변수를 우려하고 있다. 나들이객 급증은 물론 '선거 있는 짝수해 대형산불' 징크스까지 겹쳐 있기 때문이다.

대형 산불은 산림 피해면적이 100ha 이상으로 확산된 산불 또는 24시간 이상 지속된 산불을 말한다.

실제 1996년부터 2000년, 2002년, 2004년, 2006년, 2018년, 2020년 등 선거가 있던 짝수해에 전국 각지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

15대 총선이 있었던 1996년 4월 23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에서 발화한 산불은 3762㏊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당시 14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4월 초 고성군 토성면 학야리에서 발화한 산불은 삼척시, 강릉시, 동해시를 거쳐 도 경계를 넘어 경상북도 울진군까지 번져 8일간 지속됐다.

16대 대선이 있던 2002년에도 강원 고성과 전북 익산, 정읍, 김제, 충남 청양 등지에서 대형산불이 연이어 발생했다. 17대 총선인 2004년에는 강원 속초와 강릉, 경북 봉화, 포항 등지에서 산불이 이어졌다.

2006년 봄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릉 죽헌·난곡·유천동에서 도깨비 산불이 속출했다. 2018년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2월에 삼척시 노곡면과 도계읍에서 산불이 발생, 사흘동안 산림 238㏊가 잿더미로 변했다. 21대 총선이 있던 2020년에는 경북 안동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산림 2067㏊가 사라졌다.

산림청은 짝수해의 대형산불 징크스를 깨기 위해 △농촌진흥청 등 유관기관 협업을 통한 산림연접지 영농부산물 파쇄·수거 △지상진화 역량 강화를 위한 고성능 산불진화차 도입 △지자체별 공무원 진화대 구성·운영 △대도시 주요 100대 산림에 대한 산불진화전략 작성 △대형급 위주 진화 헬기 임차 등 산불예방과 초기 진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올해는 선거가 있는 짝수해로 대형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안전부, 소방, 경찰, 군부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산림재난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확보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면서 “산불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농산촌 소각 행위 금지 등 산불 예방에 전 국민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