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충남 승부처는 천안·아산…민주 '사수' vs 국힘 '탈환'

5석 몰린 천안·아산 치열…선거구 조정·젊은층 변수
여야, 현역 7명 전진배치…현역 이탈 나비효과 촉각

충남 11개 선거구에 등록한 예비후보들이 오는 4월 10일 선거에서 주민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충남에서는 2000년 들어 치러진 6번의 총선에서 보수 정당이 진보 정당에 우위를 점했다. 17대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보수 정당(한나라당·자유민주연합)과 똑같이 5석을 얻기도 했지만, 보수는 자유민주연합과 자유선진당의 기세를 타고 4차례 승리를 거뒀다. 18대에서는 자유선진당이 10석 중 8석을 차지하며 압승하기도 했다.

진보 정당이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간 경우는 4년 전, 21대 총선이 유일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보다 1석 많은 6석을 차지했다.

역전에 성공한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민주당과 우위를 되찾으려는 국민의힘의 치열한 승부가 22대 총선에서 치러진다.

모두 11개 선거구 중 7곳에서 현역 의원이 출마하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의 불출마, 선거구 조정, 젊은층의 달라진 표심 등이 승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수 vs 탈환' 최대 격전지 천안·아산

충남에서는 천안·아산이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충남 선거 인구의 40% 이상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11개 선거구 중 5곳이 몰려 있다. 평균 연령도 40대로 젊어 고령층이 많은 충남의 여타 지역과는 표심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실제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은 천안·아산 5곳 중 4곳에서 승리해 미래통합당을 앞서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승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경험이 있는 현역 의원을 전면에 배치했고, 국민의힘도 깃발을 되가져 오기 위한 총력전을 예고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이에 따라 천안갑·병 선거구에서는 4년 만의 재대결이 성사됐다. '천안갑'에서는 4년 전 1328표 차이로 고배를 마신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체급을 키워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문진석 의원과 다시 맞붙는다. '천안병'에서는 국민의힘 이창수 중앙당 인권위원장이 민주당 이정문 의원에 2번째 도전장을 던졌다. 녹색정의당 한정애 후보, 진보당 권오대 후보도 천안병에 출사표를 냈다.

민주당이 인재영입한 이재관 전 소청심사위원장과 이정만 전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이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 '천안을'에서 경쟁한다.

3선에 나선 민주당 강훈식(아산을) 의원은 국민의힘 전만권 전 천안시 부시장을 상대한다.

대진표는 완성됐지만 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선거구가 조정되면서 거대 양당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달 말 인구 상한선을 초과한 '천안을'의 선거구를 조정했다. '천안을'에 속해 있던 불당1·2동을 '천안병'으로, '천안병'의 청룡동을 '천안갑'으로 이동시켰다.

불당동은 인구 6만 명이 넘는 신도시로 지난 총선에서 박완주 당시 민주당 의원이 미래통합당 이정만 후보보다 2배 가까이 많은 표를 얻은 지역이다. 민주당에 유리한 표가 이동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젊은 층의 표심이 어디로 이동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3곳의 선거구를 모두 가져갔지만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천안 동남구에서 국민의힘에 득표율이 뒤지는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천안을 중원의 승부처로 꼽고, 지난 4일 천안을 찾아 "충남의 마음을 얻고 싶다"며 표심을 공략하기도 했다.

충남은 11개 선거구 중 6개 선거구에서 재대결이 치러진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현역 빠진 자리 누가 채울까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으로 탈당, 불출마 등을 선택한 현역 의원들의 결정도 중요한 변수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보는 긍정 평가도 있지만 지역 터줏대감들의 이탈이 선거판에 불러올 나비효과는 예단하기 어렵다.

국민의힘에서는 5선 도전이 유력해 보였던 이명수 의원(아산갑)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공천 배제 대상으로 분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국민의힘은 이명수 의원 대신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공천했다. 민주당의 복기왕 전 아산시장과 대결하게 됐다. 이 지역에서는 내일로미래로 정성민 후보, 새로운미래 조덕호 후보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홍성·예산'에서는 홍문표 의원이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과의 경선을 포기했다. 강승규 전 수석이 공천을 받아 천안에서 4선을 지내고 지역구를 옮긴 민주당의 양승조 후보와 자존심을 건 싸움을 벌일 예정이다. 다만, 홍 의원이 무소속 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결정에 따라 해당 지역 선거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김종민 의원이 탈당한 '논산·계룡·금산'에 황명선 전 논산시장을 내세웠다. 국민의힘에서는 박성규 전 육군 제1야전군사령관이 경선을 통과해 후보 자리를 꿰찼다.

그 밖의 지역에서는 민심의 변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리턴 매치가 치러진다.

'공주·청양·부여'에서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민주당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서산·태안'에서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과 민주당 조한기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각각 세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앞선 2차례 대결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승리를 가져갔다. 정진석 의원이 또다시 승리하면 6선에 성공하게 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과 민주당 나소열 전 서천군수(보령·서천) △민주당 어기구 의원과 국민의힘 정용선 전 경기경찰청장(당진)도 재대결을 치른다. 현역 의원들이 주민들로부터 재신임을 얻을 지 관심이 쏠린다.

이밖에도 거대 양당 틈새에서 △진보당 오윤희 후보(당진) △우리공화당 서용원 후보(서산·태안) △개혁신당 이기원·자유통일당 남승복·무소속 장동호 후보(보령·서천) △무소속 고주환 후보(공주·부여·청양) △무소속 이창원 후보(논산·계룡·금산) △진보당 김영호·자유통일당 김헌수 후보(홍성·예산)도 지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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