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누가 뛰나]대전 서구갑, 무주공산에 여야 '전략적 판단' 주목

'6선 박병석 불출마'에 11명 몰려 대전 7개 선거구 중 최고 경합
굳건한 수성 나선 민주당 vs 탈환 의지 불태우는 국민의힘 각축

윗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장종태·안필용·이지혜·이영선·이용수·유지곤, 아랫 줄 왼쪽부터 국민의힘 조수연·조성호·김경석·김용경·이상찬 예비후보./뉴스1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오는 4월 10일 치러질 22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갑은 현역 의원 불출마에 따른 무주공산 선거구로 여야의 최고 경합지로 부상해 눈길을 끈다.

이곳의 현역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6선의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다. 그가 지난해 11월 6일 차기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이후 서구갑은 정치 신인들의 각축장이 됐다.

2000년 이후 24년간 국회 의석을 장악한 민주당에 서구갑은 텃밭이고, 국민의힘에는 험지 중 험지다. 30일 현재 대전 7개 선거구 중 가장 많은 11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해 있다.

16~21대 내리 6선의 기염을 토한 박 의원의 뒤를 이어 서구갑을 사수하려는 민주당에선 △장종태 전 서구청장(71) △이용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45) △이지혜 전 국회의원 보좌관(41·여) △안필용 전 대전시 비서실장(51) △이영선 변호사(52) △유지곤 전 서구청장 예비후보(43) 등 6명이 출마했다.

예비후보간 최고 30년의 나이 차에 청년·여성·신인이 포함돼 있어 당내 공천 경쟁이 기득권 세력과 신진 세력의 대결, 세대 대결 구도를 띠고 있다.

박 의원의 퇴장과 맞물려 ‘이번엔 반드시 서구갑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국민의힘에서는 △조수연 당협위원장(57) △김경석 전 서구의회 부의장(56) △조성호 전 서구의원(54) △김용경 세종대 겸임교수(45) △이상찬 전 한국영상대 교수(50) 등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런데 양당은 서구갑 후보 공천에 중앙당 차원의 ‘전략적 판단’을 예고, 공천 구도에 어떤 변화가 일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을 전략선거구로 선정했고, 국민의힘은 세 번 연속 자당이 패배한 지역을 전략공천 가능 지역으로 분류했는데, 서구갑이 이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현 예비후보군의 경쟁력을 못 미더워하며 불안해 하는 분위기가 양당 모두에서 감지되면서 중앙무대에서 활동해 온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리꽂거나 타 선거구에서 출마 채비를 해 온 인물을 서구갑에 전격 배치할 수 있다는 설이 나돌았다.

특정인의 단수공천 가능성을 놓고 일부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기도 하면서 전력공천의 부작용, 당내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뉴스1 ⓒNews1 최일 기자

15대 국회에서 보수성향 지역정당 자유민주연합이 차지했던 서구갑은 박병석 의원이 등장한 16대 국회 이후 민주당의 아성이 됐는데, 박 의원은 16대 총선 당시 37.45%의 득표율로 국회에 처음 입성했고, 21대 총선에서 55.58%까지 지지도를 끌어올려 6선에 성공했다.

박 의원이 초선부터 5선까지 각기 다른 이름의 민주당 계열 정당(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통합민주당→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 것은 한국 정치에 만연한 소위 ‘신장개업 정치’의 단면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과연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민주당이 텃밭 서구갑을 굳건히 지켜내며 7연승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진정한 정권 교체의 완성'과 '국정 안정'을 주창하는 국민의힘이 24년만에 반전 드라마를 쓰며 서구갑에 보수정당의 간판을 내걸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