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장서 초등생 성폭행한 10대 보조사범 실형 선고

법원 "소년이지만 엄벌 필요"…장기 6년·단기 4년6개월
여자친구 신체 촬영 혐의도

/뉴스1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태권도를 가르쳐주다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1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전경호)는 13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군(17)에 대해 징역 장기 6년, 단기 4년6개월을 선고했다.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의 취업제한과 3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충남의 한 태권도장에서 보조사범으로 활동하던 A군은 지난 2021년 5∼12월 초등학생 수련생 B양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해 3월께 사귀던 또래 여자친구 C양의 신체를 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피해 초등학생 부모의 신고로 범행이 드러난 A군은 B양에 대한 범행은 인정하면서도 수사 과정에서 임의 제출된 휴대전화의 전자정보가 불법 수집됐다며 증거 배제를 주장했다.

경찰은 B양에 대한 수사 당시 임의 제출받은 A군의 휴대전화에서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휴대전화 탐색을 계속하다 C양의 신체 촬영 사진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의 성적 취향을 알 수 있는 자료에 해당한다"며 유죄의 증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성범죄에서 중요한 심리 요소인 피고인의 성적 취향을 알 수 있는 자료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비춰 볼 때, 임의 제출된 동기와 수집된 전자 정보의 구체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선별과정에서 참여권이 보장된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인적 유대관계를 악용해 나이 어린 피해자를 성적욕구의 충족 대상으로 삼았고, 범행 횟수도 적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피해자는 고통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해 부모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소년이라고 하더라도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에 대해서도 재범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하고 대신 직권으로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다만 C양의 부모와는 합의하고 소년인 점, 추가 합의 기회 등을 이유로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