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1주기' 목원대서 대전시민 분향소·추모제
- 허진실 기자
(대전=뉴스1) 허진실 기자 = “아이가 너무나 사랑했던 이 학교에서 졸업식이 아닌 추모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23일 오후 4시 목원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10.29 이태원참사 1주기 대전시민 분향소’가 마련돼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추모제에는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 학교 관계자, 재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분향소에는 숨진 이들을 잊지 않고 추모하는 발걸음이 이어졌고, 추모벽에는 ‘천국에서 좋아하는 찬양을 하면서 지내길 바랄게’, ‘너의 밝은 미소와 함께 했던 날들을 기억할게’ 등 고인을 향한 그리움의 메시지가 붙어 있었다.
지난해 10월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총 159명이 숨졌으며, 대전에서는 5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당시 목원대에 재학 중이었던 고(故) 박가영씨 역시 같은 날 이태원을 찾았다가 돌아오지 못했다.
유가족 대표로 나선 박가영씨의 아버지는 “아직도 목원대에 합격해 너무나 행복해하고 대학 생활을 기대하던 아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오늘 교정에 처음 와봤는데 아이가 왜 그토록 학교를 좋아했는지 알 것 같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젊은이들이 단순히 이태원에 놀러 갔다가 안전에 소홀히 해 사고를 당한 것처럼 이야기될 때마다 너무 안타깝다”며 “우리는 아이들이 왜 그 곳에 갔는지가 아니라,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교정을 걷던 학생들도 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춰 분향소에 헌화하고 고인을 기렸다. 검은 옷을 입은 채 추모제를 찾은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고인과 동아리에서 친한 선후배 사이였다는 손모씨(20대)는 “사고가 난 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가영이가 아직도 많이 보고 싶고 그립다”며 “가영이가 그곳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과 동기인 전모씨(22)는 “친하지는 않았지만 밝은 웃음을 가진 착한 친구로 기억한다”며 “가영이가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추모제에 참석했다”고 했다.
한편 이태원참사 대전대책회의는 다음달 2일 목원대에서 유가족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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