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50주년]국민의 삶 증진·경제성장 이끈 원동력
화학·생명과학·기계·에너지·우주 등 다양한 연구기관 입주
세계 선도할 과학기술 혁신·미래 국가 먹거리 발굴 산실 기대
- 김태진 기자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은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는 그간 수 많은 연구성과로 국민의 삶을 증진하고,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끄는 원동력 역할을 해왔다.
정부는 ‘자주·미래’의 가치를 내걸고 1973년 충남 대덕 일대에 대규모 과학연구기관 집적단지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후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민간연구소, 교육기관 등이 대덕단지에 모이면서 50년간 국민의 일상과 대한민국 국격을 변화시킨 혁신적 연구성과를 도출하고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다.
◇‘자주·미래’의 가치를 내건 대한민국 과학단지의 시작
50년 역사의 대덕특구 전신인 대덕연구단지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기술을 개발하려는 ‘과학입국’을 명제로 출발했다.
한국형 국가주도 연구시설이 처음 건설된 것은 1966년 서울 홍릉의 한국과학기술연구소(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로, 이를 통해 정부출연연구소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부지 협소로 다음 건설 예정이었던 국책연구소들이 난항을 겪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73년 대규모 부지에 연구학원도시를 표방하는 대덕연구학원도시 건설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이는 충남 대덕 일대 15㎢ 부지에 서울 홍릉을 대신할 대규모 과학연구기관 집적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으로 시작된 대덕연구단지는 1976년 대덕전문연구단지 건설 계획으로의 변경을 거쳐 1978년 한국표준연구소를 시작으로 기관 입주가 시작됐다.
이후 한국선박연구소, 한국화학연구소, 한국핵연료개발공단, 충남대, 쌍용중앙연구소, 한양화학중앙연구소, 럭키중앙연구소 등 출연연, 민간연구소, 교육기관 등 다양한 기관들이 대덕단지에 모이게 됐고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한 주거, 교통, 복지 시설 등 정주시설들이 꾸준히 확충됐다.
특히 해외에서 연구 중이던 대한민국 국적의 수많은 과학기술인이 대덕으로 유입되는 계기가 됐다.
1999년 대덕연구단지 준공식에서는 '2001년까지 과학기술 7대 선진국 반열에 진입한다'는 목표가 선포됐다.
이를 통해 우리 손으로 우리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대덕연구단지가 본격적인 시동을 걸게 된 것이다.
준공식 이후 15개 출연연, 8개 민간연구기관, 3개 대학 등 33개 기관이 입주해 다양한 연구성과가 창출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고, 2020년까지 26개 출연연, 7개 교육기관 등 46개 연구기관으로 인프라가 확대돼 대덕단지는 국가 과학기술 지식이 집약된 혁신 거점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국민의 일상과 대한민국 국격을 변화시킨 혁신적 연구성과 도출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입주한 연구기관들은 화학, 생명과학 분야부터 기계, 에너지 우주 등의 분야까지 다양하다.
정보산업 분야에서 초고집적반도체인 16M DRAM의 개발은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 국가로 이끌었으며, 종합정보통신망의 초석이 된 TDX-10(전전자교환기)와 CDMA기술은 대한민국의 휴대전화가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기반이 됐다.
이들 기술은 국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대한민국 브랜드를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만드는 초석이 됐다.
이 뿐만 아니라 자주국방의 시작을 알린 백곰미사일, 원격컬러사진전송시스템, 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 메카트로닉스 분야에서의 산업자동화 등은 우리의 산업현장의 생산력을 끌어올린 기반기술로 사용되고 있다.
재료 분야에서는 산업용 엔지니어링 세라믹, 니켈수소 전지 및 생체용 안구 수정체 등의 첨단 연구성과가 나타났다.
최근에는 우리의 삶을 바꾸는 성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세계 최초 코로나19 유전자 지도 해석, 신속항원검사 체계를 확립할 수 있었던 진단키트 개발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1992년 우리별 1호부터 시작해 30년간 수많은 성과를 보였던 우주과학기술 성과는 최근 누리호 실용위성 3차 발사성공을 통해 우주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대덕연구단지서 대덕연구개발특구로,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어온 사업화 성과
대덕연구개발특구는 연구개발 성과뿐만 아니라 기술사업화 분야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냈다.
우선 대덕연구단지에서 이른바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조건들이 마련된 '대덕연구단지관리법'이 1999년 12월 마련됐다.
이를 통해 1990년대 후반에 불기 시작한 벤처 창업 열풍에 힘입어 대덕연구단지 내 벤처기업 창업도 활발히 이뤄졌다.
1997년에 14개의 벤처기업이 대덕연구단지 내에서 창업했는데 이후 1998년 42개, 2000년 66개로 확대됐다.
이 같이 대덕연구단지에서 나타난 창업 활성화 현상은 대덕연구단지 혁신클러스터 생태계의 가능성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2000년에는 대덕밸리 선포식을 통해 혁신클러스터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생산-사업화 포괄 계획이 공표됐다.
이후 미국 실리콘밸리를 모델로 대덕연구단지를 비롯한 대전과학산업단지, 대전 제3·4산업단지, 유성관광특구, 둔산행정타운 등을 연결하는 이 계획을 발판으로 대덕연구단지는 연구와 교육기능 목적에서 지식집약형 클러스터로 전환,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5년 제정된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대덕연구단지는 대덕연구개발특구로 변경됐다.
혁신 클러스터로서의 기능확대를 위해 기존보다 3배 크기인 70.4㎢ 지역으로 확대됐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공식으로 출범했다.
특구재단은 입주관리, 특구지정 등 개발·관리 업무와 연구개발특구육성사업 시행을 전담했고 이를 통해 기술발굴부터 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까지 연결되는 공공연구성과 사업화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대덕특구의 기술사업화 성과들은 두각을 나타냈다.
2005년 연구개발특구 지정 이래 기술이전 건수는 611건에서 5972건으로 9.8배 증가했고, 특구 입주 기업 수는 687개에서 9293개로 13.5배 늘었다.
이와 함께 코스닥 상장기업은 11개에서 115개(10.5배)로, 고용인원은 2.4만명에서 28.9만명(12.0배)으로, 매출액은 2.6조원에서 60.9조원(23.4배)으로 열 배, 스무 배 넘게 성장했다.
이러한 성과 창출 배경에는 기술사업화를 위한 정부와 학계, 기업체 간의 유기적인 연결과 노력이 있었고, 특히 연구개발특구만의 고유 사업화 모델인 ‘연구소기업’과 ‘첨단기술기업’ 제도가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기업 제도는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연구개발특구 안에 설립하는 기업으로 국가 연구기관의 기술력과 기업의 자본 및 경영 노하우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기업 모델로 특구 내 대표적인 공공기술 사업화 제도이다.
연구소기업은 2006년 첫 탄생 이후 2023년 6월말 기준 총 1669개가 등록(누적)됐으며, 대부분 초기기업임에도 탄탄한 기술력과 혁신성으로 큰 두각을 보이고 있다.
성공사례로는 코스닥 시장에 등록된 5개 기업을 들 수 있다.
2006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기술을 출자받아 제1호 연구소기업으로 등록돼 2015년 코스닥 상장 당시 시가총액 1조원이 넘었던 콜마비앤에이치가 대표적이다.
또 코로나19 신속 진단키트 개발로 화제가 됐던 수젠텍,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신약개발 연구소기업인 신테카바이오, 국내 최초로 살모넬라균 검출 키트가 미국 AOAC 국제 인증을 획득한 진시스템, AI 핵심 알로기즘부터 AI 엔진,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인즈랩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5개 상장사는 연구개발특구의 고유 기술사업화 제도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지원을 통해 대표적인 연구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첨단기술기업은 연구개발특구에 입주한 기업 가운데 정보통신기술·생명공학기술·나노기술 등 기술집약도가 높고 기술혁신속도가 빠른 기술 분야의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 모델이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첨단기술기업 제1호 기업으로 국내 최초 우주 스타트업인 쎄트렉아이, 대덕연구개발특구 최초 1000억 원 클럽 가입 벤처기업으로 현재 스크린골프 업계 1위인 골프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연구원 창업 1호이자 바이오벤처 1호 기업으로 ’21년 제58회 무역의 날 수출의 탑 ‘1억불 탑’을 수상한 바이오니아 등이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 성공적인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선도‧혁신‧도전으로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대덕특구
대덕특구는 지난 50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국가 혁신클러스터로서 선도적인 역할 수행과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나 과학기술 패권 경쟁의 심화와 같이 환경변화의 주기도 짧고, 그 변화의 폭도 매우 커지고 있다.
이 같이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맞춰 글로벌 기술패권을 선도하고 미래 혁신의 거점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을 필두로 대덕특구의 미래비전을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진행될 대덕특구 50주년 기념식을 통해 국민들에게 공표할 예정이다.
특구재단은 기념식뿐만 아니라 성과전시회, 기술사업화 박람회, 국제컨퍼런스와 같은 전 국민 연계행사를 통해 대덕특구의 성과 홍보뿐만 아니라, 국가 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 과학기술인, 특구의 우수한 기술과 연계해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기업인, 대한민국의 과학기술과 특구의 발전을 응원해온 국민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특구재단 관계자는 "1974년 대덕특구가 황무지에서 출발해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끌어왔듯이 향후 50년 세계를 선도할 과학기술 혁신과 미래 국가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emory444444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편집자주 ...올해로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가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대덕특구의 수많은 연구 성과는 국민의 삶을 증진하고,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은 기획 보도를 통해 대덕특구의 지난 50년 역사가 단순히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향한 길잡이로 활용되길 희망하며 그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