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13만 다녀갔어도 온열환자 1명…'천안K-컬처박람회' 안전 만점

민간 합동 의료반 구성…의료 부스 2곳서 실시간 조치
2달 전 모기 유충 제거로 개체 수 줄여

'2023천안K-컬처 박람회' 가 열린 독립기념관 의료반 부스에서 한 어린이가 처치를 받고 있다. (천안시청 제공) /뉴스1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2023천안K-컬처 박람회' 폐막을 앞둔 지난 15일, 박람회장 의료반 부스에 A씨가 찾아왔다. A씨는 전날 박람회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온열질환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박람회 기간 5일 중 발생한 유일한 온열환자다.

전날 오전에 일을 하다 어지러움을 느껴 의료반을 찾은 A씨는 처치를 받고 안정을 취하다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당일 퇴원했다. A씨는 다음날 의료반을 찾아 "초기 신속한 처치로 빠르게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 펼쳐진 천안K-컬처 박람회가 안전하게 마무리됐다.

천안시에 따르면 축제가 열린 11∼15일 모두 13만여명의 관람객이 독립기념관을 다녀갔다. 이 중 온열질환 환자는 1명에 그쳤다.

무더위가 절정인 8월 중순 치러진 박람회는 준비인력에게 부담이었다. 특히 기간 내 안전사고 등 인명피해를 예방해야 하는 의료반의 책임은 무거웠다.

천안시는 박람회기간 중 온열질환 및 응급환자 발생을 대비해 민간합동 의료반을 구성했다. 박람회 개최 장소 2곳에 의료부스를 설치하고 각각 간호직 공무원 3명, 민간이송업체 직원 3명과 자원봉사자 2명을 배치했다. 공보의 1명이 상주하며 응급 상황에 대비하도록 준비했다.

의료반 지원인력도 사전에 의료교육을 수강하고 비상 시나리오를 연습했다.

야간 개장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염두해 둬야 했다. 독립기념관 야간 개장은 개관 이후 처음이었다.

특히 독립기념관이 흑성산 아래 드넓게 자리잡아 여름밤 야간 방문객은 모기 등 벌레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시는 박람회 개최 두 달 전부터 독립기념관 내 모기 산란지역에 방역을 실시해 유충을 제거했다.

만반의 준비를 하던 의료반에게 박람회 개최를 앞두고는 빨간불이 켜졌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대원들이 폭염으로 인해 조기 철수하는 과정을 지켜 봐야 했기 때문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대원들이 더위로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비슷한 시기 행사를 준비하며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5일 동안 13만 명이 다녀간 '2023천안K-컬처 박람회'가 별다른 사고없이 안전하게 마무리됐다. (천안시청 제공) /뉴스1

의료반은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 상황 발생에 대비해 냉동고를 설치하고 야외용 냉풍기와 아이스박스를 추가 구비했다. 위급 상황을 대비해 식염 포도당과 생수도 충분히 준비했다.

벌레물림을 예방하기 위해 박람회기간에도 항공방제가 가능한 드론을 동원하고 포충기도 212대나 마련했다.

태풍 '카눈'이 더위를 밀어내면서 박람회 둘째날까지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아 안도했지만 이후 폭염특보가 박람회 기간 내내 이어졌다. 의료반은 관람객이 모두 퇴장하는 밤 늦은 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다행히 박람회 기간 5일 동안 300여명이 의료반을 다녀갔지만 찰과상이나 타박상을 입어 기본 처치를 받은 관람객이 대부분이었다.

박람회가 밤 10시 넘어서까지 이어졌지만 모기 등 벌레 물림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관람객도 많지 않았다.

이현기 천안보건소장은 "한여름에 치르는 행사이다보니 안전사고는 물론 더위와 벌레 물림으로 인한 환자 발생 우려가 커 대비를 철저하게 했다"며 "특히 수개월 전부터 모기 유충을 제거해 개체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안보건소는 앞으로도 대형 행사장에 대한 체계적인 의료대응 매뉴얼을 구축하고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3천안K-컬처 박람회'에서는 모기 등 벌레 물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모기 유충 제거 등 방역을 실시했다. (천안시청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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