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정신으로 꽃피운 한류' 천안 K-컬처박람회 11일 개막

독립기념관, 첫 야간 개장…'겨레의 탑' 미디어 파사드 선보여
독립운동 성지서 한류 문화 중심으로…K-팝·음식·패션·웹툰 등

'2023천안 K-컬처박람회' 홍보 포스터. /뉴스1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백범 김구)

독립운동의 피와 혼이 응축된 독립기념관에서 높아진 대한민국 문화의 힘을 선보인다.

'2023천안 K-컬처박람회'가 11일 개막한다. K-컬처박람회는 "대한민국 '역사의 중심'에서 글로벌 '한류 문화'를 노래하다"를 주제로 열리는 한류문화 축제다. 독립기념관에서 '케이-팝(K-POP)'을 비롯해 웹툰, 패션, 춤, 음식 등 다양한 'K-컬처'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왜 천안, 그리고 독립기념관인가?

유관순 열사의 고향, 천안시는 독립운동의 성지로 불린다. '유관순'이라는 이름 만으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치 않다. 시민들도 매년 2월, 유관순 열사를 따라 아우내장터에 횃불을 들고 모여 '독립만세'를 목놓아 외치며 열사의 혼을 기린다.

당연하게도 30여 년 전, 독립기념관이 천안에 자리잡았다. 1987년 개관한 독립기념관은 이후 꾸준히 목적 사업을 수행 중이다. 독립기념관의 설립 목적은 뚜렷하다.

독립기념관법 제1조에는 '외침(外侵)을 극복(克服)하고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지켜 온 우리 민족의 국난 극복사와 국가 발전사에 관한 자료를 수집ㆍ보존ㆍ전시ㆍ조사ㆍ연구함으로써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민의 투철한 민족정신을 북돋우며 올바른 국가관을 정립하는 데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라는 설립 목적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천안시와 독립기념관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데 한계가 있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귀중한 자원을 품에 안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못내 아쉬워했다. 누구도 보지 못한 보령 머드를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발굴해 낸 안목이니 목마름이 더했다.

박 시장은 "독립의 역사 못지 않게 대한민국 성장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소개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했다. 그러면서 독립기념관 법에 포함된 '국가 발전사'에 주목했다.

그는 "독립기념관은 독립운동의 역사와 함께 국가 발전사도 연구, 전시할 수 있는 기관이다. 굴곡진 현대사는 인식 차이가 있어 어렵더라도 이념과 국경을 뛰어넘어 성장한 대한민국 문화의 힘을 세계에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제12대 관장으로 취임한 한시준 독립기념관장과 뜻이 맞았다.

한 관장은 독립 정신을 지키고 알리는 일을 비전으로 삼았다. 대한민국은 제국주의 시대, 독립운동을 펼쳐 끝내 독립을 이뤄내고, 이후 기념관을 세워 기념하는 나라는 거의 유일한 나라기 때문이다.

한 관장은 "지구상 80%의 민족이 식민 지배를 받아 곳곳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났지만 한민족처럼 거세게 저항한 민족도, 연합국으로부터 독립을 약속받은 곳도 한국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립기념관은 식민지 지배라는 수난과 시련을 이겨낸 민족의 저력을 확인하는 곳이자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낸 독립정신을 재생산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문화 강국으로 성장한 근간에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독립정신이 있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지난해 9월 'K-컬처 박람회'를 통해 독립의 성지, 천안을 한류의 성지로 만들자며 손을 맞잡았다.

박상돈 천안시장(왼쪽)과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은 'K-컬처 박람회'를 통해 독립의 성지, 천안을 한류의 성지로 만들자며 손을 맞잡았다. /뉴스1

◇5일 간의 축제…독립기념관 첫 야간 개장

천안시는 5일간의 한류 문화 축제를 준비했다. 단순 공연 중심이 아닌 한류의 의미를 곱씹고 문화산업을 확장하는데 중점을 둔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독립기념관은 개관 이후 처음으로 야간 개장을 하게 된다.

11일 개막식 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기간 내내 전 세계를 사로잡은 K-POP 공연이 특설 무대에서 계속된다.

개막식에는 가수 폴킴, 이찬원, 비오, 스테이씨 등이 무대에 오르고 K-뮤지컬 갈라 콘서트, K-POP 커버댄스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4일 째인 14일에는 K-POP 콘서트 '쇼!음악중심'에 유명 아이돌이 총출동해 실력을 뽐낸다.

또 특설무대에서는 K-패션의 멋과 선을 보여주는 한복패션쇼와 천안예술단체가 연합해 K-컬처 박람회의 의미를 응축한 주제 공연을 펼친다.

특히 독립기념관은 개관 이후 첫 야간 개장으로 색다른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겨레의 탑'를 미디어 파사드로 꾸며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드론 불꽃 판타지쇼'로 시선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기념관에서는 민족 국난의 역사를 극복하고 문화번영을 이룬 대한민국과 같이 세계독립국가들의 문화를 전시한다.

이밖에도 야외 미디어 전시를 통해 K-컬처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우리 문화를 꽃피울 수 있게 만든 한글의 우수성을 살펴볼 수 있는 K-한글존도 설치됐다. K-컬처 산업포럼 등을 통해서는 과거와 현재를 잇고 발전된 미래로 나아가는 K-컬처를 보여주게 된다.

◇안전한 축제 문화 마련

무더위로 인한 안전 대책도 마련해 뒀다. 각 구역별 그늘막을 치고, 동선 중간마다 무더위쉼터 10개소, 쿨링포그 시스템 5개, 대형선풍기 20개, 냉방버스 2대, 냉방휴게실 7개소 등을 설치했다. 온열환자 발생을 대비해 식염포도당 2만개도 준비했다.

관람객들의 박람회장 접근 편의를 위해 주요 거점마다 교통통제인력 집중 배치하고 5개 노선에 모두 26대 셔틀버스를 15분 간격 운행할 방침이다.

박상돈 시장은 "올해를 시작으로 3년간 내실을 쌓은 뒤 2026년부터는 세계 박람회로 개최할 계획"이라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영감을 주는 신한류 박람회로 성장할 'K-컬처 박람회'의 시작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 K-컬처박람회 조감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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