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숨은 의병장 16명 또 찾았다… 재판기록·보고 문건서 확인
충남역사문화연구원 국가보훈처에 서훈 요청
- 이찬선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이찬선 기자 =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숨은 독립운동가’ 찾기 사업을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구한말 의병장 등 숨은 독립운동가 16명을 찾아내 국가보훈처 서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다른 의병의 재판기록, 의병 관련 자료를 활용해 서산에서 9명, 천안 7명 등 총 16명의 의병을 찾아냈다. 이름 없는 이들 의병은 재판 없이 즉결 처분된 경우가 많고, 관련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활동내역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다.
당시 발간된 ‘폭도에 관한 편책’ 등 보고서 문건과 재판기록을 통해 충남지역에서 활약한 한말의병을 확인, 발굴했다. 일제는 의병을 폭도로 부르고, 의병장은 수괴로 지칭했다.
지난해 찾은 의병 16명은 대다수가 의병장들로 이들은 부하 20~30명씩을 이끌며, 군자금을 모으거나 일본 헌병대를 습격하는 활동을 했다. 1907년 한말 군대 해산으로 촉발된 정미의병은 1909년 말까지 계속됐다.
이 문건에는 “‘수괴 이관도(李寬道)’가 인솔하는 부하 약 20명이 예산 대흥군 마을을 습격·방화해 순사 4명이 곧바로 출동했으나 폭도들은 유구 방면으로 도주하였다”는 1909년 6월 충남관찰사가 박제순 내부대신에게 보고한 내용도 나온다.
이관도 부대는 청양·홍성·예산 일대를 돌며 군자금을 모았다. 총·칼로 무장한 이들은 주재소 순사들과의 전투도 불사했다. 홍주경찰서와 헌병분견소는 ‘변장순사’까지 투입해 이들 검거에 주력했으나 이들은 보령서 일본군과 접전을 벌이는 등 맹활약했다.
또한 1908년 10월 의병장 신기석(申奇石) 부대는 부대원 30명을 이끌고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소난지도 등 서산· 당진의 섬과 내륙을 오가며 의병활동을 펼쳤다는 기록도 확인됐다.
최종성(崔鐘成)은 당진 농민 출신으로 서산·해미·면천 등에서 활약한 의병장이다. 1909년 조선통감부 자료에 따르면 부하는 약 30명이었다.
천안 목천의 박관실(朴寬實)은 1907년부터 2년간 목천·진천·청주·연기 일대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하며 군자금 모집 등 의병활동을 벌였다. 일본군 문서 ‘폭도수괴 명부’에 따르면 그는 육군 참위 출신으로 부하는 16명이었다.
천안 풍세면의 김무진(金戊辰)은 1908년 12월 대전지검 공주지청으로부터 ‘내란·강도’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판결기록 등 시대적인 상황을 판단해 볼 때 김무진은 의병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2020년부터 서훈받지 못한 일명 ‘숨은 독립운동가’ 발굴을 추진중인데, 부여·예산·서천·서산·천안 등 5개 시·군에 이어 올해에는 아산과 홍성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예산군은 지난해 기초지자체로서 가장 많은 38명의 독립유공자를 배출해 국가보훈처 표창을 받기도 했다.
독립유공자는 7월 현재 충남도가 1608명으로, 경북(2394명)에 이어 두 번째다. 3위는 경기도로 1466명이다. 현재 국가보훈처 서훈이 진행중인 충남도 독립유공자는 700여 명으로 서훈이 결정되면 조만간 그 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조한필 원장은 “2021년 발굴한 천안과 서산출신의 의병 16명 이외에도 예산출신 의병 2명, 부여출신 의병 21명, 서천출신 의병 1명 등 많은 의병들의 활동상을 확인했다”며 “서훈을 받지 못한 의병 등 독립운동가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hans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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