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인의협·경산시보건소, 외국인 근로자 무료 건강검진
- 공정식 기자
(경산=뉴스1) 공정식 기자 = 지난 17일 오전 '외국인 근로자 무료 건강검진'이 시작된 경북 경산시 경산이주노동자센터.
"슈크리아" "돈노바드" "감사맙니다(감사합니다)" 외국인 근로자(이주노동자)들이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서툰 한국말로 의료진을 향해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2006년 파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온 샤하드(42) 씨는 "일하면서 아파도 병원 가기 쉽지 않아요. 자리 비우려면 공장 눈치도 봐야 해요"라며 "병원 가면 돈 많이 들고, 주위에 미등록 외국인은 병원 마음대로 못 가요"라고 말했다.
3살, 9개월 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아이 엄마 A씨는 "아이들 많이 아프면 병원 데리고 가지만, 말이 잘 안통해요. 이곳(경산이주노동자센터)에 오면 의사 선생님 친절하고 무료로 치료해줘요"라고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와 경산시보건소·경산시약사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건강검진은 경산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일반진료와 혈액·소변검사를 통한 29종의 병리검사를 진행했다.
이날 가족, 친구, 동료 등 약 60명의 이주노동자가 경산이주노동자센터를 찾아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았다.
대구경북인의협은 이주노동자들이 많은 대구 성서 지역에서 2003년부터, 경북 경산지역에서 2007년부터 교대로 매주 무료 진료를 이어오고 있다. 무료 건강검진도 연 4회 분기별로 실시한다.
김동은 대구경북인의협 진료사업국장은 "자국과 한국에서 엄격한 신체검사를 통과해 건강함을 확인받은 이주노동자도 한국에서 기피 업종에서 일하면서 근골격계질환 등 여러 가지 병을 얻는다"며 "조기 진단을 받으면 치료가 가능한 질환임에도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한 채 중증 상태가 된 후에야 진료소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이주노동자에게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jsgo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