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복귀' 조건 의대생 휴학 승인에 대구 의료계도 '반발'

"교육 과정 6년→5년 단축하면 의료 질 저하"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안) 발표를 마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이성덕 기자 = 정부가 '내년 복귀'를 조건으로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하자 대구지역 의료계도 반발하고 있다.

의대 교육 과정을 6년에서 5년으로 줄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료의 질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7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경북대의 경우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휴학을 신청했지만, 휴학 승인이 보류된 인원은 490명(90.9%)이다.

정부가 전날 이들을 포함해 휴학 승인이 보류된 전국 의대생 4320여명에 대해 '2025학년도에 복귀하는 조건으로 휴학을 승인한다'는 방안을 발표하자 의료계의 분위기는 냉담하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전문의는 "개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결정권에 대해 국가 권력이 간섭하는 것"이라며 "휴학 승인 불허로 인해 유급이나 제적이 현실화하면 내년부터 의대 교육이 무너질 것을 알기에 정부가 꺼내든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대구의 한 사립대 의대생은 "휴학은 자율에 의해 최대 3년까지 연기할 수 있는데, 정부 발표는 개인의 자유를 막는 것"이라며 "개인 사정으로 휴학을 신청했는데, 이를 동맹휴학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도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구의사회 등이 속한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단체도 입장문을 통해 "교육부 발표는 헌법 제31조 4항이 보장한 대학의 자율성 보장을 침해하는 것이며,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의대생에게서 무참히 뺏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헌법에 위반하는 개인의 자유, 자기 결정권을 박탈하면서까지 유급과 제적 운운하는 것은 교육부도 이대로는 내년도 교육이 불가함을 알기 때문이다"며 "전체주의 체제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했다.

교육부가 의사 인력 공급의 공백을 막기 위해 6년인 의대 교육과정을 5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구의 한 병원 관계자는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학문인데 늘리면 늘렸지, 줄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교육과정이 5년으로 줄어들면 의대 교육과 의료의 질은 크게 떨어져 피해는 결국 국민이 받게 것"이라고 말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