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는 코가 안 빨개"…6·25 아픔 칠곡 할매들 '호국 랩' 깜짝

'수니와 칠공주' 재능기부…현충시설 홍보 랩 비디오 제작

수니와 칠공주 할머니들이 21일 대구지방보훈청 뮤직 비디오 제작에 앞서 조선시대 양반 가옥인 칠곡군 지천면 경수당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칠곡군 제공) 2024.4.22/뉴스1

(칠곡=뉴스1) 정우용 기자 = 경북 칠곡군은 22일 6·25전쟁을 경험한 평균 연령 85세의 할매힙합그룹 '수니와 칠공주'의 재능기부로 대구·경북의 현충 시설을 알리고 호국과 보훈의 내용을 담은 랩 비디오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수니와 칠공주'는 74년 전 전쟁의 경험을 떠올리며 한 소절 한 소절 랩 가사를 직접 작성했다.

할머니들은 '보훈을 모르면 국민이 아니지', 북한군을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을 표현한 '빨갱이는 코가 안 빨개요'라는 랩과 결혼 후 군에 입대한 남편에 대한 원망과 총성을 듣고 두려움에 떨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한 곡 등을 만들었다.

이들은 칠곡 호국평화기념관, 영덕 장사상륙작전 기념관 등을 찾아 대구·경북지역 현충시설을 소개하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예정이다.

뮤직비디오에는 래퍼 슬리피, 강철부대 최영재 마스터,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 권기형 씨,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 등이 함께 출연한다.

'수니와 칠공주' 리더인 박점순 할머니는 "6·25 전쟁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지만 모두 잊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할머니가 손주에게 이야기하듯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 랩으로 비디오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현숙 대구지방보훈청장은 "현충시설이 '수니와 칠공주' 할머니들의 랩을 통해 많은 국민이 즐겨 찾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했다.

news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