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입주 앞둔 대구 아파트 '경쟁률 0.08대 1'… 수요자 외면
반고개역 푸르지오, 239가구 모집에 19건 접수 그쳐
- 김종엽 기자
(대구=뉴스1) 김종엽 기자 = 대구에서 14개월 만에 신규 아파트가 선을 보였지만 수요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 아파트는 '미분양 무덤' 대구에서 고분양가 규제를 피하고자 선분양이 아닌 후분양을 택했음에도 0%대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 한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지난 14~15일 대구 서구 내당동 '반고개역푸르지오엘리비엔'의 1·2순위(특별공급 포함) 청약 마감 결과, 239가구 모집에 19명이 참가해 경쟁률은 0.08대 1에 불과했다.
전용면적 84㎡ A(183가구)에 18개, 84㎡ B(55가구)에 1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됐을 분, 나머지 타입 접수는 '0건'이다.
지난 13일 진행된 이 아파트 특별공급(다자녀·신혼부부·생애 최초·노부모·기관추천) 청약 때도 114가구 모집에 전용면적 84㎡ A 타입 생애 최초 분야에서 1건의 청약통장만 접수됐다.
이 아파트는 당장 오는 3월 중 입주가 예정된 후분양 단지이기에 청약 '참패'에 따른 부담은 사업 시행사가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부동산 업계에선 인근 단지보다 높은 고분양가를 청약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해당 단지의 '국민평형' 전용면적 84㎡ 기준층 평균 분양가는 7억3900만 원(발코니 확장비 포함)으로서 6억 원대에 실거래가가 형성된 주변 단지보다 1억 원 이상 높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2192만 원이 넘는다.
반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인근 대구 중구 '청라힐스자이'와 '남산자이하늘채' 84㎡ 평형은 최근 5억6700만 원과 6억7000만 원에 각각 중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돼 있다.
이런 가운데 1만 가구가 넘는 대구 지역 아파트 미분양도 이번 청약에서 부담으로 작용했단 평가가 나온다.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1만245가구로서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이는 전국 물량 6만2489가구의 16.3%를 차지하는 것이다.
특히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작년 12월 기준 1044가구로서 1년 전인 281가구보다 2.7배 이상 늘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집값 상승기 부동산 규제를 피해 높은 분양가를 받고자 후분양으로 선회한 (사업 시행사의) 전략이 악수로 작용했다"며 "올해 처음 선보인 아파트 분양 성적이 크게 부진한 만큼 앞으로 청약 한파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im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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