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시간에 '쿵'…경주 4.0 지진에 대구·경북·부산·울산 화들짝(종합)

경북 등 전국 곳곳서 유감신고 잇따라
경북도·경주시 등 재난문자 늑장 발송

30일 오전 4시55분쯤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해상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대구·포항·경주·부산·울산=뉴스1) 남승렬 최창호 조아서 김재식 기자 = 30일 새벽 경북 경주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 대구와 경북에서 '유감신고'가 잇따랐다.

잠에서 깨지 않을 시각에 발생한 지진으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경북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경북지역에서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는 총 54건 집계됐으며, 현재까지 구체적인 피해 신고는 없다.

진앙지와 약 10.1㎞ 떨어진 월성원전도 가동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수원은 "전국의 가동 원전은 지진으로 인한 영향 없이 모두 안전운전 중이다"고 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운영하는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도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단 측은 "지진감시설비의 측정값을 확인한 결과 안전 운영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포항 포스코의 설비 등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대구에서도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9시 기준 소방당국이 파악한 대구지역 유감신고는 15건이며 현재까지 피해 사례는 없다.

부산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오전 6시 기준 유감신고 7건, 피해 신고는 1건 접수됐다. 신고는 '진동이 느껴졌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부산 해운대구에서는 60대 남성이 자다가 긴급재난문자 알림에 놀라 침대에서 떨어져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울산에서도 지진 발생 여부를 묻는 유감신고가 40여건 접수됐다.

앞서 이날 오전 4시55분쯤 경북 경주 동남동쪽 19㎞ 지역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발생 위치는 북위 35.79도, 동경 129.42도이며 발생 깊이는 12㎞로 추정된다.

당초 지진 규모는 4.3으로 발표됐으나 약 5분 만에 4.0으로 하향 조정됐다.

지진계에 기록된 최대진도는 경북Ⅴ(5), 울산Ⅳ(4),부산·경남Ⅲ(3)이다

진도 5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정도다.

진도 4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밤에는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수준이다.

진도 3은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다.

이번 지진은 2016년 9월12일 경주시 내남면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 이후 올들어 국내 육상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다.

경북도와 경주시 등은 주민들에게 대처 요령 등을 알리는 재난안전문자를 뒤늦게 발송했다. (독자 제공)/뉴스1

한편 경북도와 경주시 등은 주민들에게 대처 요령 등을 알리는 재난안전문자를 뒤늦게 발송해 빈축을 샀다.

경북도는 이날 오전 5시29분 '지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 대형 화재 등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경북지역에 보냈다.

오전 4시55분 지진이 발생한지 30여분이 지나, 기상청이 지진 발생과 동시에 보낸 재난안전문자와 큰 시간차를 보인다.

지진 진앙지인 경주시는 경북도보다 더 늦은 오전 5시43분에야 재난문자를 통해 '흔들릴 때는 탁자 밑으로 대피, 건물 밖으로 나갈 때는 계단 이용, 야외 넓은 곳으로 대피하세요'라며 대피요령을 알렸다.

강한 흔들림을 느껴 잠에서 깼다는 경주 시민 A씨(50대)는 "기상청보다 지진 진앙지인 경주시에서 약 1시간이나 늦게 안전문자를 보낸 것은 시민 안전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지자체가 재난안전시스템을 손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