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부끄러움' 3년째 이슬람사원 건립 갈등 언제 끝나나?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을 놓고 또다시 건축주와 주민간의 마찰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재시공을 위해 레미콘 차량이 들어온다면 필사적으로 진입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 측은 "주민들이 종교를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 한 가운데 사원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슬람사원 고유의 돔 형식 건물을 짓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순수하게 기도가 목적이라면 적절한 다른 장소에 지으면 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슬람사원 건설 공사 현장 책임자는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될 상황에 처했다.
공사를 지도·감독하는 감리사가 현장 책임자에게 "건축물 2층 바닥을 철거한 후 스타트볼트를 재시공하고, 구조기술사에게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확인을 받을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현장 책임자는 감리사 의견과 반대로 "스타트볼트가 없는 부분만 파내서 시공하고 콘크리트로 덮겠다"고 맞서고 있다.
설계도면대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감리사는 현장 책임자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고, 이를 지속적으로 따르지 않을 경우 북구는 현장 책임자를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다.
건축주 측은 공사현장이 담긴 영상을 온라인에 올려 전국에서 후원금을 모집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추가 비용 발생이 문제가 아니라 이 공사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이 문제"라며 "주민들과 마찰이 계속돼 인부 구하기도 힘들고 난감하다"고 했다.
이슬람사원을 둘러싼 건축주 측과 주민간의 갈등은 2020년 9월 대구 북구가 경북대 인근의 주택밀집지역에 연면적 245.14㎡, 지상 2층 규모의 사원 건축을 허가하면서 시작돼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홍준표 대구시장도 "종교가 그 나라에 유입될 때는 언제나 순교와 희생이 있었다. 불교가 그랬고 기독교가 그랬다"며 "더이상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슬람도 그냥 하나의 종교일 뿐"이라며 "서로 증오하지 않고 포용하며 각자의 종교만 믿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이보다 앞서 올린 글을 통해서도 "내 종교가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타 종교도 배척하지 말아야 한다"며 "최근 대구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 갈등을 우려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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