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모스크 갈등' 봉합될까…홍준표 "이슬람 포용" 발언에 야당 '환영'
정의당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해결"…洪 "종교의 자유" 강조
- 남승렬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대구에서 불거진 이슬람사원(모스크) 건립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홍준표 시장이 "이슬람을 증오하지 않고 포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야당 등 일각에서 "말 뿐이 아니라 종교의 자유 보장을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홍 시장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자신의 정치플랫폼인 '청년의꿈'을 통해 "종교의 자유"를 재차 강조해 수년째 이어진 논란과 갈등이 봉합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30일 논평을 통해 "홍 시장이 '이슬람 포용' 입장을 SNS에 밝혔다.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종교를 모욕하고 모독하는 것은 글로벌 대구로 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대구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슬람사원 뿐 아니라 힌두교사원도 들어올 수 있다. 일부에서 반대한다고 거기에 함몰돼서는 폐쇄성을 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27일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잇따라 올린 바 있다.
그는 "나는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없다"며 "이슬람도 그냥 하나의 종교일 뿐, 서로 증오하지 않고 포용하며 각자의 종교만 믿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종교가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타 종교도 배척하지 말아야 한다"며 "최근 대구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 갈등을 우려한다"고 했다.
모스크 건립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이 입장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수적 성향으로 알려진 홍 시장이 모스크 건립을 인정하는 듯한 전향적 입장을 취하자, 정의당은 "종교의 자유라는 원칙적 입장이 아니라 적극적 행정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갈등 해결을 위한 홍 시장의 능동적 개입을 촉구했다.
정의당은 "지난해 9월 대법원 판결로 공사 재개가 결정됐다. 하지만 이슬람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 반발로 공사는 재개와 중지를 반복하고 있다. 삼겹살 구워 먹기를 비롯한 혐오와 차별도 난무하고 있다"며 홍 시장에게 갈등 봉합을 재차 촉구했다.
모스크 건립을 찬성하는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측도 "홍 시장이 다양한 종교를 포용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 인근 모스크 건립을 둘러싼 논쟁은 '종교의 자유·문화 다양성 보장이냐', '주민 행복권 추구냐'를 놓고 서로간 입장차를 3년째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슬람 문명권에서 대구로 유학온 경북대 학생들이 중심이 된 건축주들이 구청의 허가를 받아 2020년 12월 모스크 착공에 들어갔으나, 일부 주민과 기독교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송사로까지 번졌다.
대법원까지 이어진 재판 결과 사법부는 "집단 민원보다 종교의 자유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리고 건축주의 손을 들어줬으나 주민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일부 주민 등의 반발 속에 이슬람사원 공사는 지난달 다시 시작됐다.
'이슬람 포용'이라는 홍 시장 입장이 알려지자, 대현동 일부 주민 등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쪽은 "종교 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사원 위치 등 정주권의 문제"라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홍 시장은 자신의 정치플랫폼인 '청년의꿈' 청문홍답 코너를 통해 "이미 대법원 판결도 났고, 종교의 자유도 포함된다"며 "(기도로 인한 소음 유발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방음시설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밝혔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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