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에 기도실 운영'…대구 이슬람사원 3년 갈등 해법될까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이슬람사원을 둘러싼 건축주와 주민간의 갈등이 3년째 이어지면서 지자체가 해법 찾기에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캠퍼스 내 기도 공간이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
9일 이화여대와 세종대에 따르면 종교와 문화의 다양성을 고려해 교내에 이슬람 교도를 위한 기도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화여대는 2016년 국제기숙사를 신축하면서 하루에 6번 기도하는 이슬람 교도들을 위해 다문화 명상실 2곳과 이슬람식 화장실 5곳을 만들었다.
세종대도 이슬람 교도들을 위해 기숙사 지하에 기도실을 마련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이들은 일정한 시간에 기도를 해야 한다. '교내에 기도실이 있어 기도할 장소를 찾으러 다니지 않아 좋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했다.
일부 대학은 이슬람 음식인 할랄푸드를 교내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이슬람 교인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한양대는 2013년 '이슬람 교인들의 먹거리 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 대학 최초로 학생식당에 할랄푸드 식단을 제공했으나 2021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자 폐쇄한 바 있다.
한양대 관계자는 "운영 당시 이슬람 교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싼 건축주와 주민 갈등 해결에 나선 대구 북구는 최근 경북대에 "교내 유휴 부지에 사원 건축주들이 원하는 돔 형식의 사원을 지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대학 측이 거부 의사를 밝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은 지난달 28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을 만나 "향후 더 많은 이슬람교도들이 국내에서 공부할 것이다. 이들에게는 학교 수업만큼 종교활동도 중요하다"며 "국제적인 이미지 향상을 위해 수업과 종교활동을 보장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경북대에 전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학 캠퍼스에 종교시설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구 이슬람사원 건축 이슈를 듣고 있다. 하지만 법령에 따라 대학 내에 종교시설은 들어설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대구 북구 관계자는 "교육부에 이슬람사원과 관련한 탄원서를 제출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건축주와 주민들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당장은 뾰족한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psyduc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