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열풍에 바둑 동호회 문 두드리는 젊은층 늘어
대구 초등학교 105곳서 방과후 바둑교실 진행
"크고 작은 대회 많이 열려야 엘리트 양성 도움"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유년시절 또래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를 벌이는 드라마 '더 글로리'의 인기가 고공 행진을 하면서 바둑에 호기심을 보이는 젊은층이 많다.
이 드라마에서 복수의 방법이 '상대가 공들여 지은 집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바둑으로 묘사되고 있어서다.
특히 '나도 한수 둬 볼까'라는 생각으로 바둑 동호회의 문을 두드리는 젊은층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27일 대구시 바둑협회에 따르면 남구와 북구에 1곳씩 있는 '바둑전문스포츠클럽'에 "바둑을 둬 보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최근 부쩍 많아졌다.
국가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는 바둑클럽이 다른 지역에는 1곳도 없는 곳이 많지만 대구에는 2곳이나 있다. 클럽에 등록한 회원들은 바둑을 둘 수 있는 공간과 강의를 제공받는다.
바둑협회 관계자는 "1980년대 바둑을 즐기는 사람이 모이던 기원에는 하루 100명 가량 찾았는데 지금은 20명 정도로 줄었고 평균 나이대가 65~70세"라고 말했다.
이어 "바둑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바둑 꿈나무를 양성하고 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취미활동으로 바둑을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드라마 등에서 바둑을 다뤄줘 바둑 인구 유입을 위한 홍보효과가 큰 것 같다"고 했다.
집중력 향상과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바둑은 방과후 수업으로 진행되는 초등학교도 있다.
지난해 기준 대구지역 초등학교 250곳에서 40%인 105개교가 방과후 수업으로 바둑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학교당 평균 25명이 바둑을 배운다고 계산하면 대구지역 초등학생 3000명이 바둑을 배우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방과후 수업에서 바둑에 흥미를 느낀 학생들은 부모 손을 잡고 바둑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기도 한다. 대구에는 바둑학원 20곳이 성업 중이다.
바둑 업계는 삼국시대부터 1500여년간 이어진 바둑의 역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구시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둑협회 관계자는 "12년째 진행되고 있는 대구시장배 전국바둑대회 처럼 크고 작은 대회가 더 많이 열려야 한다. 축제 처럼 자연스럽게 즐기면 바둑인구가 늘어나게 되고 유소년 엘리트 양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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