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의 기적' 매몰 221시간 버텨낸 광부들 수액치료중…가족면회 예정
연인원 1145명과 68대 장비동원 구조작전에 사력
사고 당시 작업하던 지점 인근 안전한 곳에서 대피
- 정우용 기자, 공정식 기자, 남승렬 기자, 이성덕 기자
(봉화=뉴스1) 정우용 공정식 남승렬 이성덕 기자 = 경북 봉화 광산 매몰 사고로 광부 2명이 고립된 지 9일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경북소방본부는 5일 "전날 오후 11시3분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을 무사히 구조했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221시간 만이다.
이날 구조작업에 투입됐던 소방 구조대원과 광산 구조대원 2명이 수색하던 중 지하 갱도 295m 지점에서 이들을 발견했다.
고립된 동안 이들은 바람을 막기 위해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딘 바람에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양호한 건강 상태였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지하에 갇혀 있어서 갱도를 벗어날 때는 시력 보호를 위해 들것에 실려 눈을 가린 채 안동병원으로 이송됐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경북 봉화군 소천면 서천리의 아연광산 지하에서 광부 7명이 갱도 작업 하던 중 제1수직갱도 하부 46m 지점에서 갑자기 밀려든 토사가 갱도 아래로 쏟아지면서 50대와 60대 광부 2명이 고립됐다.
사고가 나자 구조당국은 연인원 1145명과 천공기 11대 등 68대의 장비를 동원해 고립자 구조에 나섰다.
27일 119 구조대 41명 등 87명의 인원이 투입돼 구조작업이 시작됐고 4개조로 나눠 통로확보를 위한 갱도 구고보강 작업에 돌입했다.
28일 119특수대응단 구조견 4마리와 탐색구조전문가가 현장에 투입됐고 29일부터 갱도 내 진입을 위한 토사와 암석 제거 작업에 들어갔다.
또 이날부터 고립광부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추기 2대가 천공작업을 시작했으며 11대의 천공기가 동원됐다.
지난 3일 매몰 9일만에 시추기 2대가 천공에 성공해 음파탐지기와 내시경 등을 통해 갱도 내부를 살펴보며 생존여부 탐색 작업에 돌입했다.
이어 4일 오전 갱도작업을 진행중 오후 3시쯤 갱도 내 붕괴조짐으로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가 안전을 확보한 뒤 작업을 재개해 오후 11시쯤 고립광부 2명을 기적적으로 구조해 안동병원으로 이송했다.
고립광부들은 사고발생 당시 고립자들이 작업하던 장소 인근에서 안전한 곳을 찾아 대피한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장소는 매몰 사고 당시 작업 장소로부터 약 30m 떨어진 원형의 공간으로, 사방에서 갱도들이 모이는 인터체인지 형태의 구조로 30여평의 공간이었다고 구조 당국은 밝혔다.
고립된 동안 이들은 바람을 막기 위해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딘 바람에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양호한 건강 상태였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지하에 갇혀 있어서 갱도를 벗어날 때는 시력 보호를 위해 들것에 실려 눈을 가린채 안동병원으로 이송됐다.
구조된 광부 2명은 갱도에 갇힌 후 2~3일 동안 탈출하기 위해 갱도 안을 돌아다녔지만 출구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그곳 지형을 잘 알고 있던 작업반장이 근처에 있던 비닐과 마른 나무 등을 모아 사다리를 타고 70도 아래 안전한 지점으로 내려갔으며, 여기서 바닥부터 천장까지 닿는 나무막대로 막사모양을 만든 뒤 비닐을 둘러 추위를 막았다. 또 비닐 막사 안에서 마른 나무로 모닥불을 피워 체온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작업할 때 가져간 커피믹스를 조금씩 먹으며 허기를 달래다 이후에는 떨어지는 물방울을 마시며 장장 221시간을 버텨냈다.
고립된 광부 2명 중 60대인 작업반장은 겁에 질린 50대 보조작업자를 안심시키며 구조대를 기다렸고 다섯번의 발파소리를 듣자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고립 10일째인 4일 오후 체념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이들이 포기하려는 순간, 극적으로 구조대를 만났고 221시간 만에 '봉화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구조 후 안동병원으로 이송된 두 사람은 혈액검사 등 기초검사 결과 탈수증세나 염증이 없고 생태증후가 안정적이어서 중환자실로 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양호한 상태로 확인됐다.
이들은 현재 수액치료를 받고 있으며 가족들은 면회를 위해 코로나19 PCR검사를 받은 뒤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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