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의 기적'…매몰 221시간만에 구조된 광부 2명 걸어서 나와(종합2보)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4일 오후 11시3분쯤 무사히 구조됐다. 5일 오전 안동병원에서 작업자를 만난 가족들이 부둥켜안고 생환을 기뻐하고 있다. 2022.11.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4일 오후 11시3분쯤 무사히 구조되고 있다. (소방청 제공) 2022.11.5/뉴스1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4일 오후 11시3분쯤 무사히 구조돼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2022.11.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경북 봉화 광산 매몰 사고 10일째인 4일 오후 광산구조대와 소방구조대가 고립된 광부 2명을 구조하기 위해 갱도 내부에 쌓인 암석을 제거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2022.11.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봉화=뉴스1) 정우용 공정식 기자 = 경북 봉화 광산 매몰 사고로 광부 2명이 고립된지 10일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경북소방본부는 5일 "전날 오후 11시3분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을 무사히 구조했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221시간 만이다.

이날 구조작업에 투입됐던 소방 구조대원과 광산 구조대원 2명이 수색하던 중 지하 갱도 295m 지점에서 이들을 발견했다.

고립된 동안 이들은 바람을 막기 위해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딘 바람에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양호한 건강 상태였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지하에 갇혀 있어서 갱도를 벗어날 때는 시력 보호를 위해 들것에 실려 눈을 가린채 안동병원으로 이송됐다.

구조된 광부 2명은 갱도에 갇힌 후 2~3일 동안 탈출하기 위해 갱도 안을 돌아다녔지만 출구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그곳 지형을 잘 알고 있던 작업반장이 근처에 있던 비닐과 마른 나무 등을 모아 사다리를 타고 70도 아래 지점으로 내려갔으며, 여기서 바닥부터 천장까지 닿는 나무막대로 막사모양을 만든 뒤 비닐을 둘러 추위를 막았다. 또 비닐 막사 안에서 마른 나무로 모닥불을 피워 체온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작업할 때 가져간 커피믹스를 조금씩 먹으며 허기를 달래다 이후에는 떨어지는 물방울을 마시며 장장 열흘을 버텨냈다.

고립된 광부 2명 중 60대인 작업반장은 겁에 질린 50대 보조작업자를 안심시키며 구조대를 기다렸고 다섯번의 발파소리를 듣자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고립 10일째인 4일 오후 체념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이들이 포기하려는 순간, 극적으로 구조대를 만났고 221시간 만에 '봉화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구조 후 안동병원으로 이송된 두 사람은 혈액검사 등 기초검사 결과 탈수증세나 염증이 없고 생태증후가 안정적이어서 중환자실로 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양호한 상태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경북 봉화군 소천면 서천리의 아연광산 지하에서 광부 7명이 갱도 레일작업을 하던 중 제1수직갱도 하부 46m 지점에서 갑자기 밀려든 토사가 갱도 아래로 쏟아지면서 50대와 60대 광부 2명이 고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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