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 작동 안돼"…대구 매천시장 상인들 "인재" 분통

26일 오전 대구 북구 매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과수·경찰·소방·한국전기안전공사·한국가스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화재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2.10.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몇억씩 들여 스프링클러 설치하면 뭐합니까. 정작 불이 났을 때는 작동도 안한 무용지물이 됐는데…"

26일 오전 대구 북구 매천시장(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만난 이명수씨(63)는 "이번 화재는 인재(人災)"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씨는 "낡고 노후된 건물에서 진작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 아니냐. 불이 났는데도 스프링클러조차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매시장은 개인 것이 아닌데, 시설이 너무 낡고 불량하다. 이전이든 신축이든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매천시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6일 소방당국과 경찰, 상인 등에 따르면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농산A동(연면적 1만6504㎡)에는 소방법 규정에 따라 천장 면적 3.25m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다.

화재 현장을 지켜봤다는 50대 한 청과상인은 "화재경보음만 울렸고 스프링클러는 작동이 안 됐다"며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더라면 이렇게 큰 피해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장감식에 나선 경찰 등도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26일 오전 대구 북구 매천시장 화재 현장에서 망연자실한 상인들이 불에 탄 점포 주변 화재감식을 지켜보고 있다. 2022.10.2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박성훈 대구 강북경찰서 형사과장은 "불이 났을 때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CCTV 분석 등을 통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기적 요인, 실화, 방화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