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 대구, 백약이 무효'…10년8개월 만에 8000가구 돌파

정부 규제 완화에도 2011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2011년 12월 이후 128개월 만에 8000가구를 넘어섰다. 사진은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사무소 모습.(뉴스1 DB)

(대구=뉴스1) 김종엽 기자 =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10년8개월 만에 8000가구를 넘어섰다. 전국 미분양 물량(3만2722가구) 4채 중 1채가 대구에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지속에 따른 '거래절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의 미분양 공동주택은 8월 현재 8301가구로 2011년 12월 8672가구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대 물량이다.

올해 1월 3678가구에 비해 2.26배, 지난해 8월 2365가구보다는 3.51배 증가한 것으로 2017년 10월 125가구까지 줄어든 이후 가장 많이 쌓였다.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8000가구가 넘어선 것은 물론 수도권 전체 미분양 주택(5012가구)보다 3000여가구 많고,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238가구로 전월 대비 16.1% 늘었다.

구·군별로 보면 수성구가 2073가구로 가장 많고 달서구(2049가구), 남구(1633가구), 동구(1234가구), 중구(967가구), 북구(295가구), 달성군(50가구) 순이다.

정부가 지난 7월5일부터 대구 중구와 동구, 서구, 남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 등 7곳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한데 이어 9월26일부터 수성구가 조정지역에서 제외되는 등 대구 전역이 규제에서 풀렸지만 부동산시장이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8월 대구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1242건으로 전년 동월(2211건)보다 43.8% 감소했지만 주택 인·허가 실적은 4480호로 1년 전(1374호)에 비해 3.26배 증가했다.

분양대행사 '아름다운사람들'의 백영기 대표는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분양권 전매 제한 해제과 1주택 이상 소유자의 주택거래 시 양도소득세 전액 면제 등 대대적인 완화 조치가 없으면 내년 상반기까지 부동산 시장을 덮고 있는 먹구름이 쉽게 걷히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im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