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리조트 붕괴사고 생존자 "친구들 구하려 했는데…"
남자 친구들 잔해더미 치우려 달려들었지만 역부족
- 최창호 기자
(대구.경북 =뉴스1) 최창호 기자 =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로 머리를 다친 부산외대 이모(19)군이 사고 당시 입었던 피묻은 옷을 보여주며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최창호 기자© News1
</figure>"건물 더미에 깔린 친구를 구하려 했는데… 계속 무너져 어쩔 수 없었습니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경험한 어린 학생들은 사고 순간을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부상당한 학생들은 '살았다'는 안도감을 느낄 새도 없이 친구들을 잃은 슬픔에 빠져있었다.
건물 잔해에 머리를 다쳐 수십바늘을 꿔매는 중상을 입고 경주 동산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부산외대 신입생 이모(19)군으로부터 사고 당시의 끔찍했던 순간을 들어봤다.
-지붕이 무너지는 것을 어떻게 알았나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중 1부 순서가 끝나는 순간 앞쪽에서 마치 파도가 치는 것처럼 천정이 무너져 내렸다. 특수효과를 연출하는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많은 양의 눈이 쏟아졌고 건물 곳곳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붕괴 당시 체육관에는 몇명 있었고, 어떻게 대피했나500여명의 학생들이 있었고, 앞쪽에 앉아있던 학생들이 순간적으로 달려 나오길래 '무슨 일이 생겼나보다'고 생각하는 순간 천정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대피라기보다는 그냥 무조건 달렸다.
-붕괴 직후 건물 잔해에 얼마나 많은 학생이 깔렸나수십명이 넘는 학생들이 깔렸고, 다치지 않은 남학생들이 잔해더미를 치워보려고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구조활동은 건물이 무너지면서 정전이 됐고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휴대폰을 켜 구조와 탈출을 시도했다. 남학생들은 부상당한 학생들을 업고 건물 밖으로 대피했고 일부는 유리창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여학생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구급대는 언제 도착했나 건물 잔해에 머리가 부딪혀 피를 흘리고 있을 때 구급대원이 도착했다. 사고 후 시간이 조금 지난 것 같았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119구조대원들이 부상 정도가 심한 학생부터 구급차에 태웠다. 18일 오전 방송을 통해 친구들의 사망을 확인했다. 가슴이 아프다.
choi1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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