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참사, 안전불감증 사라져야"…부산도 애도 물결
부산시청 내 합동분향소…1월 4일까지 운영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끔찍한 참사입니다."
30일 오후 5시 30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1층에는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고인들을 추모하는 부산지역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을 시작으로 최윤홍 부산교육감 권한대행 등이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를 추모했다.
박 시장은 "어제 하루 종일 좀 너무 마음이 어두웠다"며 "불의의 사고 때문에 인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 또 그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분향소에는 까치발을 들고 헌화를 하는 어린 아이부터 백발의 노인까지 애도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들은 흰 국화를 손에 헌화한 뒤 조용히 묵념을 하거나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등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도를 표했다.
두 눈을 꼭 감고 기도하던 연제구 주민(60대)은 "큰일을 겪은 유족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픈데 제가 할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기에 이렇게 나와서 추모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라가 어수선한 시기 이런 참사까지 발생해 이번 연말 모두가 비통한 마음일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원인과 공항 관리 등을 두고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시민도 있었다.
3살과 5살 자녀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정은비 씨(37)는 "전날 강원도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사고 소식을 접하고 오늘 아침까지 계속 뉴스를 봤는데도 아직까지 믿겨지지 않는다"며 "둘째는 어려서 잘 모르지만 첫째한테는 이번 참사를 설명해주고 안전벨트, 손잡이 등 일상에서 지킬 수 있는 안전 지침에 대해 재차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을 키워서 더욱 안전에 신경 쓸 수 밖에 없는데, 대형 인명 사고가 날 때마다 사전에 점검했다면, 미리 개선했다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하고 참담한 심경인 것 같다"며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참사"라고 강조했다.
행정 업무로 시청을 찾은 도숙희 씨(69)는 "세월호 참사로 어린 아이들을, 이태원 참사로 딸·아들 같은 자식들을, 오송 참사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국민들은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참사 이후에도 유족들이 고통받는 모습, 책임자들이 이리저리 빠져나가려는 태도를 보고 국민들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사태 수습이 이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합동 분향소는 정부의 국가애도기간인 1월 4일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한편,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구조물과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181명 중 생존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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