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표결 D-1' 경남 곳곳서 촛불…시민들 "탄핵 가결돼야"
계엄 해제 후 사흘 간 경남 13개 시군서 집회 이어져
- 박민석 기자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 김해에 거주하는 정은영씨(44)는 오는 7일 국회에서 표결이 이뤄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에 힘을 싣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정 씨는 "지난 3일 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처음에는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다. (그날은) 손이 떨려 잠도 못 잤다"며 "국민의힘에서 당론을 탄핵안 부결로 정해 힘든 상황이지만 이렇게 거리에서 외치면 가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6일 오후 6시 30분부터 김해시 외동 한국 1차 사거리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 100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윤석열 퇴진 김해시민행동은 이날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과 체포를 촉구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부터 20대 대학생, 일흔을 바라보는 노인까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촛불을 든 채 한국 1차사거리에서 연지사거리 인근까지 왕복 1.7㎞ 가량을 행진하며 "대통령 즉각 체포", "탄핵안 가결"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황배진씨(68)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를 망치는 윤석열을 퇴진시키기 위해 나왔다"며 "비상계엄 선포 때는 뉴스를 보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하소연했다.
부산대에 재학 중인 김모군(20)은 "이 시대에 이런 일을 벌이는 게 맞나라고 생각했다"며 "무능한지 알았지만 이젠 대통령을 해선 안된다고 생각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퇴근한 후 집회에 나왔다는 송모씨(51)는 "국민학교 1학년때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계엄이 내려졌었다. 내 생에 계엄을 다시 겪을 거란 생각을 못했었다"며 "내일은 서울로 가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했다.
이날 거리에서 행진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행진 대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구호를 함께 외쳤다. 인근을 지나던 차량에서도 구호에 맞춰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이날 창원시 성산구 창원광장에서도 윤석열 퇴진 경남운동본부가 연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400명(경찰 추산)이 참여했다.
윤석열 퇴진 경남운동본부는 "이날 여야 국회의원에게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공개 질의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아무도 답변하지 않았다"며 "민주주의를 짓밟고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고, 이를 옹호하고 호위하는 자들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도내에서는 김해와 창원시 성산구를 비롯해 창원시 마산회원구, 진주, 밀양, 거제, 거창, 양산, 사천 등 8개 시군, 9곳에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가 각각 열렸다.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도내에서는 하동, 함양, 통영, 창녕, 고성 등 5개 시군을 제외한 13개 시군에서 집회가 열렸다. 윤석열 퇴진 경남운동본부는 오는 7일 서울로 상경해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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