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캔디 팔아요"…야산서 마약 제조·판매한 일당 적발

부산경찰, 제조·판매·구매자 등 총 27명 검거

메스케치논 제조책으로부터 압수한 압수물.(부산경찰청 제공)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해외에서 들여온 원료물질로 마약을 제조하고, 텔레그램과 가상자산을 이용해 전국으로 마약을 유통한 일당이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메스케치논' 알약 제조책 20대 A 씨와 액상 합성대마 제조책 20대 B 씨 등 9명을 구속하고, 전국으로 마약을 유통한 판매책과 구매·투약자 등 18명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해외에서 밀반입한 금지약물 메스케치논과 색소를 혼합한 알약 1만여 정, 합성대마 원료물질과 전자담배 액상을 섞은 합성대마 액상 15L를 제조해 텔레그램 판매채널을 통해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경기도 파주시의 한 야산에 방음부스를 설치한 은신처를 마련, 알약 타정기와 혼합기로 알약에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문양(○△□)을 새겨넣은 메스케티논 알약을 제조했다.

이 마약은 '오징어 게임(Squid Game) 캔디'란 명칭으로 판매됐다. A 씨는 이 알약을 야산에 숨긴 뒤 위·경도를 이용한 좌표를 통해 판매책들에게 전달했다.

또 B 씨는 서울 거주지에서 독일에서 수입한 대마 액상 원료를 이용해 17만 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액상 대마를 제조했다.

마약류 수거 지시 대화.(부산경찰청 제공)

이들이 국내에서 제조한 마약은 시가 77억 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책들은 운영 중인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구매자로부터 가상자산으로 마약 구매 대금을 받고, 주택가 화단 등에 묻어 놓은 마약류 위치를 알려주는 수법으로 판매했다. 이를 통해 메스케티논 알약 6000정과 합성대마 액상 5L가 실제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마약 구매자들의 휴대전화 전자정보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해 마약 공급 장소와 배달책(드라퍼)를 특정해 상·하선 추적을 역추적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들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시중가보다 6분의1 저렴한 가격으로 마약이 대량 판매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일반적인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국내에서 마약이 제조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올 4월 B 씨를 검거한 뒤 'A 씨로부터 메스케티논 6000정을 구매했다'는 진술을 확보, 파주 야산의 제조공장에서 A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A 씨에게 메스케치논을 판매하고, 제조 방법을 교육한 총책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국내에서 마약을 제조하는 범죄는 매우 이례적으로, 다행히 다량의 마약이 시중에 풀리기 전 제조사범을 검거했다"며 "A 씨와 B 씨 각각의 총책에게 가상자산으로 월급을 받으며 마약을 제조한 것으로, 총책 검거를 위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seo@news1.kr